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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회> 무재칠시(無財七施)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1/11/23 [17:21]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민주지산 삼도봉에 올랐습니다. 백두대간의 한 곳입니다. 충청북도 영동군,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북도 김천시 3도가 만난 곳이어서 이름이 삼도봉입니다. 세 방향으로 3도가 적혀있는 정상석이 인상 깊습니다. 세 방향 모두 빙빙 돌아가면서 인증 사진을 찍고 석기봉을 거쳐서 민주지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민주지산 정상에서도 간단하게 인증 사진을 찍고 하산 준비를 했습니다. 올라온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하산 길을 찾고 있는데, 20대 커플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곳이 하산 길이 맞는지 물어보니 자신들이 방금 올라온 길이라며 자신있게 맞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길을 한참 내려가다 보니, 우리가 올라오기 시작한 주차장과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아닌 것 같다고 하자, 그제야 앱을 확인하고 나서 자기들이 착각 했다며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상으로 다시 올라간 후에, 제대로 된 하산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대 커플은 먼저 가겠다고 하고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왠지 허전했습니다. `왜 그러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20대 커플에게, 길을 잘 못 안내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기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을 잘 몰라서 물어본 사람은 나인데, 엉뚱한 곳으로 안내해서 한참을 다른 곳으로 헤맸다는 사실에 집중한 것입니다. 결과는 헤맸더라도, 친절을 베푼 사람에게 고마운 생각만 가지기로 했습니다.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바닥에서 카펫 역할을 하며 푹신푹신하게 밟혔습니다. 그냥 단단한 땅을 걷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인적이 없는 조용한 숲길을 걸어서 황룡사 출렁다리에 도착했습니다. 이름만 출렁다리로 고정되어서 움직이지 않는 다리가 많은데, 이 다리는 출렁출렁 움직였습니다. 

 

 황룡사는 아주 작고 아담했습니다. 경내를 돌아보다 발걸음이 한곳에 머물렀습니다. 그곳엔 무재칠시(無財七施)가 적혀있었습니다. 불교 신자가 아닌데도 가슴 깊이 진한 울림이 왔습니다. 종교를 떠나 귀한 말씀이어서, 무재칠시(無財七施) 일곱 가지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첫째 화안시(和顔施)입니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부드럽고 정답게 대하는 것입니다. 얼굴에 환하고 기쁨 가득찬 미소를 머금은 표정은 그 자체로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소중한 보시(布施)가 되는 것입니다. 

 

 둘째 언사시(言辭施)입니다.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대하는 것을 말하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 등입니다. 

 

 셋째 심시(心施)입니다.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비심으로 이웃들에게 베푸는 보시행으로 우리가 늘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소중한 보시(布施)입니다. 

 

 넷째 안시(眼施)입니다. 호의를 담아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드럽고 안온한 눈빛 하나로도 충분한 보시(布施)가 됩니다. 

 

 다섯째 신시(身施)입니다. 몸으로 베푸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짐을 들어 주거나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일을 돕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면 공손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예의 바른 몸가짐은 사람들에게 훈훈한 마음을 안겨 주는 보시행(布施行)입니다.

 

 여섯째 상좌시(床座施)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고, 자리를 비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지치고 힘든 이에게 편안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도 소중한 보시행(布施行)입니다. 

일곱째 방사시(房舍施)입니다.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무재칠시(無財七施)와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부처님을 찾아가 호소했습니다.

 

 "부처님!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 아무 재물이 없더라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가 있다." 

 

 이러한 부처님 말씀인 무재칠시(無財七施)가 잡보장경(雜寶藏經)에 수록돼있습니다. 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를 행하면 영원한 복락을 누릴 수 있다고 전해옵니다. 그런데 그 복락은 스스로 좋은 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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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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