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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의 새해를 기대하며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22/01/02 [16:06]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명예교수     © 울산광역매일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떠올랐다. 임(壬)이 흑색, 인(寅)이 호랑이로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호랑이는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로서 그 용맹함과 강력한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친근한 대중적 이미지를 함께 가지고 있어 온갖 설화에 정겨운 대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올해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호랑이 같은 후보가 되었으면 좋겠다. 불법이나 불의한 권력에 대하여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어려운 처지의 서민들에게는 친근함으로 다가서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올해는 대선으로 말미암아 정치의 한해가 될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가장 큰 일이기도 하겠지만 대선 후에 각 정당이 새롭게 자리 잡는 일도 만만하지 않을 듯하다. 현재로서는 양당 대통령후보들의 호감도가 바닥을 치고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도 빗발치고 있으니 대선 후의 정국이 염려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무엇보다도 법치가 세워지는 새로운 시대를 기대해 본다. 

 

 요즘 공수처의 불법한 행위를 보며 대통령과 현 정권 인사들의 준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검찰청의 기소독점주의가 갖는 폐해와 특별검사제도의 한계를 보완하여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립했다. 2020년 1월에 공식 출범한 공수처에 관한 당시의 여권인사들의 말들을 다시 상기해 보자. `공수처가 국민 모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이 돼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디딤돌이 되도록 해 달라`는 여권 고위층의 권면에 김진욱 처장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화답했다. 당시 대통령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은 공수처 설립으로 대한민국의 법치는 완성되었다고 자화자찬하며 거의 날뛰는 수준의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들의 행태를 허공을 치는 메아리로밖에 느끼지 않았으며 당시 윤석열 총장을 쳐내기 위한 수단으로 공수처를 설립했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항이었다. 

 

 지난 1년간 공수처가 한 일을 생각하면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유치함을 느낀다. 당초의 목표에 맞는 업무실적은 전혀 없고 오히려 야당인사들의 뒤를 캐는 불법사찰을 일삼았다고 하니 그 당시 그토록 열광하던 여권인사들의 찬사는 그야말로 광기서린 추임새라 할 만하다. 공수처의 불법사찰은 추후 반드시 낱낱이 밝혀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함을 천명한다. 대통령도 법조인 출신인데, 아무리 정권유지나 통치의 수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찌 이런 불법함을 방조할 수 있을까?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법치주의의 신봉자일 것이다. 법이라는 것이 개개인의 자유의지를 제한하기는 하지만 주어진 테두리 안에서는 법의 보호를 받으며 개인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치주의의 근원적 이상은 통치자의 자의에 의한 지배가 아닌 합리적이고 공공적인 규칙에 의한 지배를 통해 공정한 사회협동의 체계를 확보하려는 데에 있다. 법치 아래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법치는 신분의 귀천과 지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함과 법의 엄정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 법 수호의 최전선인 법무부나 공수처와 검찰 등 법집행과 관련된 기관들이 친정부이거나 여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5.18 민주화운동이나 촛불정신 이런 것들은 법치를 회복하자는 것이 아니었나? 그런데 왜 그들은 법치를 훼손시키고 있을까. 더구나 앞장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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