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송의 힐링愛 성찰愛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181회> 힐링 지금부터 시작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2/04/12 [17:05]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이제 본격적으로 강원도 명산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산행할 수 있는 시간이 주말만 가능하기에 강원도까지 가서 1개 산만 다녀오긴 아쉬웠습니다. 고육지책으로 조금 무리하더라도 이틀 연속 강행군을 결정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2개 산을 다녀온 후에 숙소가 있는 동해시로 이동했습니다. 숙소에 거의 도착했을 때, 저만큼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 바다다!"

 

 아직은 해도 동동하고 숙소도 바로 옆이라서 바닷가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주차장이 만차라서 잠시 고민하는데 다행히 승용차 한 대가 빠져나갔습니다. 무사히 주차 후에 길 아래로 내려가니 넓은 모래사장과 나무 데크가 펼쳐진 바닷가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안내 표지목이 있어서 읽어보니 하대암 또는 제임스 본드 섬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제임스 본드가 출연한 007 시리즈 영화 촬영지인 태국 푸켓의 팡아만 섬을 닮아서라고 합니다. 산과 바다를 모두 보게 되다니 행운의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 뷔페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산행길에 나섰습니다. `무릉계 관리사무소` 이름을 보면서 두타산에 온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등산화 끈을 바짝 조여 매고 산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길 양쪽으로 진달래꽃이 화사한 모습으로 맞아주어 기분이 설레고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나무도 새순을 올리느라 애쓰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근육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사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시인의 감성이 살아나는 것도 크게 얻는 점 중의 하나입니다.

 

 제일 먼저 베틀바위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해발 550m에 위치하며 베틀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옛날 하늘나라 선녀가 하늘나라 질서를 어겨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가 비단 세 필을 짜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질서를 지켜야 하는 것은 하늘나라나 지상이나 공통 이치인 것 같습니다. 또한 회개하면 용서도 이루어지구요.

 

 바람 때문에 가방에 넣었던 모자를 꺼내쓰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경치가 신비롭고 아름다워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절벽 아래로 모자가 휙 날아갔습니다. 남편이 기다리라고 하더니 모자를 주워오겠다고 했습니다. 절벽이라 안 된다고 했더니 빙 돌아가면 갈 수 있는지 한 번 보고 오겠다며 기어이 갔습니다. 조금 지나니 터덜터덜 걸어오며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모자는 잃어버렸지만 남편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은 순간이었습니다.

 

 뜨거운 햇살과 이상 고온으로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햇볕을 정면으로 맞으며 산을 오르는데 강풍까지 합세해서 눈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저절로 몸이 왼쪽으로 떠밀리며 중심 잡기도 버거웠습니다. 뜨거운 햇살과 강한 바람 속에서 경사 70도의 깔딱고개를 오르니 발걸음이 천근만근으로 무릉계곡은 멀고 지옥이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쉬면서 겨우 높이 1천357m의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이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미리 식사를 했기에 정상에서 인증 사진 촬영하고 잠시 쉬었다 다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깔딱고개를 혼자 올라오는 남자분을 보고 인사하니, 녹색 옷 입은 자기 아내가 뒤 쳐져 힘들게 오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한참을 내려가니 지친 기색이 역력한 채 무겁게 한 걸음씩 떼며 올라오는 녹색 옷 입은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힘내라며 용기 북돋우는 말을 하니 고맙다고 했습니다. 지친 아내를 뒤에 놔두고, 혼자 앞서서 산행하는 남편분이 인정머리가 없게 느껴졌습니다. 

 

 마천루와 정상의 갈림길까지 다시 내려와서 마천루 협곡과 무릉계곡으로 환 종주하며 하산했습니다. 걷는 동안 우리나라에도 이런 협곡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나무와 바위 세상을 빠져나오니 물의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너른 바위에 물이 완만하게 흐르는 무릉반석에는 시인 묵객 850명의 이름과 시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계곡물을 마시니 시원하고 살 것 같았습니다.

 

 두타산은 속세의 번뇌를 벗어던지고 불도를 수행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집에 갈 일이 걱정돼서 주차장을 향해 빨리 발걸음을 옮기는데 무릉계곡 입구에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읽어보니 `♡힐링 지금부터 시작♡` 문구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 근심 걱정 잊고 힐링, 지금부터 시작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2/04/12 [17:05]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연재소개

더보기

연재이미지
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광고
축복의 시간 / 김행숙 시인
46송이 낙화 / 정성수 시인
4ㆍ10 총선 울산 후보 18명 최종 등록 / 정종식 기자
이정후, 올해 MLB서 알아야 할 유망주 100명 중 3위 / 울산광역매일
이상헌 "울산북구 경선 패배 수용"…윤종오 "검찰독재 끝낼 것" / 울산광역매일
손흥민, 희귀병 고백…"불면증에 시달리는 일 많아" / 울산광역매일
세계평화연합 울산시회, 남북통일세미나 개최 / 원주희 기자
프시케, 날갯짓 / 김광기 시인
자기 역할 다한 주민규, 태국전 데뷔골로 화룡점정 찍나 / 울산광역매일
온남초, 제53회 전국소체 태권도 울산 대표 3명 선발 /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