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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인력난 심각하다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3/04/16 [19:13]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지난 3월17일 OECD는 올해 한국경제가 1.6%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전망 1.8%보다 0.2%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보다 일주일 앞서 발표한 IMF도 올해 한국 경제는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당초 전망(1.7%) 보다 0.2%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 및 물가 상승 등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의 후유증으로 인건비가 턱없이 증가한데다가 일할 사람마저 구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이상 현상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에 달하고, 아예 실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 취업포기자가 50만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고 집에서 소일하고 있는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고용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력 공급과 수요 사이의 이러한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은 인력의 고학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진학률이 70%에 달하다보니 20년 전보다 청소년의 교육기간이 더 길어지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나이도 늦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다 보니 청년실업률은 자꾸만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고학력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비중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 `국가미래전략 인사이트`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6%로 OECD 국가 평균(44.3%)을 크게 웃돌고, 2008년 이래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등 대졸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의 경우 인력을 채용할 때 공채(公採) 비중이 높은 것도 인력 미스매치를 조장하는 한 요인이다. 공채의 영향력이 채용 규모보다 크기 때문에 취업을 포기하고 공채 준비에만 매달리고 있는 젊은이들이 너무나 많다. 물론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근로자 임금이 대기업의 절반도 안 되는 데다, 전체 평균소득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인력 미스매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의 고용실태를 살펴보면 직원의 과반수가 정년을 넘긴 60대 이상이고, 그나마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우고 있으나,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은 숙련된 기술자를 찾기 힘든데다, 급여조건이 좋은 곳이 있으면 금방 직장을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국인 근로자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임금을 올려주는 조건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빼가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이로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가 오르다 보니,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따르는 메리트도 사라지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외국인 근로자 임금 수준이 내국인과 별 차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실제로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여조건이 좋은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을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의 재정 사정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의 공개채용 방식을 줄이고, 채용조건에 일정 기간 중소기업 근무경력을 가점으로 인정해주는 방안은 고려해 볼만 하다. 중소기업에 일정 기간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병역을 면제해주는 산업기능요원 병역특례제도를 확충해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울러 근본적으로 인력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직종에 한해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완화하는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업종을 엄격히 제한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내림으로써,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외국인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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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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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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