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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리> 만나러 간 만나고 온
 
이애리 시인   기사입력  2026/04/08 [17:00]

허공 스크린에 걸린 길을 달려갔다

옛 궁터는 본시 연지였던가

가만히 있어도 바람이 분다

 

웃으면 한껏 젖혀지는 고개를 따라

도미노가 되는 연잎 춤꾼들 속으로

꽃 깃을 스치며 걷는다

 

격렬하지 않아도 춤사위는 잎사귀

뒤집어 놓고 부끄러운 듯 보송한 뒤태를

보는 사람이 반하도록 흔든다

 

진흙 깊은 곳에 초석 다져 연결하고

한 장 꽃잎이 쉬이 시들지 않도록

솟은 기둥에 올려놓은 지붕 그 안

 

속에는 준공을 앞둔 집들에

어느새 초록 연자들이 입주해 있다

견고한 염원이 가득 담고

 

떨어진 씨앗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더라도

죽지 않는 꽃잠으로

연꽃으로 살게 할 희망의 꿈

만나러 갔다가 만나고 오는 사람을 위한.

 


 

 

<시작노트>

 

여행의 체험을 통해서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대면하는 모습을 엿본다. 이 시는 옛 궁터로 여행을 다녀온 후 썼다. 그 여행을 "허공 스크린에 걸린 길"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본디 삶이란 여행이고, 여행이란 걸림이 없는 허공 스크린에 걸린 길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웃으면 한껏 젖혀지는 고개를 따라"서 연잎들이 있는 옛 궁터에서 시인은 떨어진 씨앗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해본다. 염원을 품은 연꽃을 "준공을 앞둔 집들에/ 어느새 초록 연자들이 입주해 있다"라는 기발한 발견을, 연(蓮)을 통해서 하게 된다. 그 후 그 씨앗의 용도는 "만나러 갔다가 만나고 오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내면세계에 희망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엿보고 싶었다.

 

▲ 이애리 시인.

이애리 시인
ㆍ1989년 월간 『에세이』 신인상으로 수필 부문

  등단.

ㆍ1992년 샘터사 동화 당선.

ㆍ2023년 세계직지문협 단행본 여행수필집 수상.

ㆍ2024년 수필창작문학상 공모 `효동문학상` 수상.

ㆍ2025년 『문학고을』 신인상으로 시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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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08 [17:0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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