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분양가 1,000만원대의 주상복합을 비롯한 최고급 아파트 분양이 러시를 이루는가 하면, 미 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아파트 시장의 요동은 올초부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가 예견됨에 따라 건축사업자들이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낸 때문이다. 그러나 고급 아파트를 표방한 일부 1군 건설업체들의 과도한 분양가 경쟁, 주상복합건물 붐, 부동산 투기세력의 기승등도 지역 부동산 시장 요동의 원인이 되고 있다.
본 시리즈에서는 지역 미분양의 실태에서 나타난 지역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와 분양가 급상승의 요인, 무분별하게 건립되고 있는 주상복합건물의 문제점을 긴급점검하고,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과 병행해 지역 아파트 시장의 안정화 방안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
1. 아파트 분양시장의 양극화
2. 고 분양가 정책의 명암
3. 주상복합건물 '붐' 계속되나
4. 분양가 인상의 주범은
5. 분양시장의 안정화 대책




지난 7월초 분양시장에 나온 남구 삼산동 '성원쌍떼빌'은 울산지역 최초로 분양가 1천만원 시대를 열었다. 쌍떼빌은 새로운 주거의 중심이면서 문화시설이 집중된 삼산동번영로변이라는 입지에다, 최고급 주거공간을 표방하며 분양가 1,200만원을 책정해 승인을 받아냈다. 거의 같은 시기 롯데건설이 분양하기시작한 중구 성남동 롯데캐슬 주상복합이 1,000만원에 미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쌍떼빌의 분양가는 시민들의 눈을 의심하게 했다. 결국 쌍떼빌은 전체 188가구중 32가구를 미분양으로 남겼다. 롯데캐슬은 800~900만원대임에도 불구하고 132세대 모두를 분양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업체가 자율 신고한 미분양 가구수라 정확한 통계라 확인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일부 주상복합은 분양률저조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아래 분양률을 실제보다 몇 배나 부풀려 발표하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한 실정이다.
주상복합의 고급화 속에 평당 분양가 800만원대(야음동 롯데인벤스가)를 기록하던 기존 아파트 분양가도 롯데건설이 남구 신정동에 추진중인 '롯데캐슬 킹덤'아파트가 지난달 중순 분양하면서 1,200만원을 책정함으로써 불과 몇달 사이에 1,000만원 고지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지역 아파트 시장의 고 가격 행진 속에서 지난 7월말 현재 미분양 주택이 3,16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묘한 대조를 보였다. 이는 전월대비1,921가구가 늘어난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거의 대부분이 분양가가 평당 4백만원대에 머물고 있는 저평형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1군업체가 아닌 지역의 중소건설업체 시공 물량에서 미분양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즉 브랜드 선호가 주택시장에도 여과없이 반영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를 각 지자체별로 보면 중구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118가구, 남구 165가구, 동구도 40가구에 그친데 반해 북구의 경우 1,259가구, 울주군은 1,578가구에 이르렀다. 대체로 고가격 정책을 표방한 도심지역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된데 비해 저가격 정책의 시외곽 지역에서는 미분양사태가 속출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아파트를 고르는 실수요자들의 성향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실제 상당 수의 투기세력이 개입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때문에 도심지역 아파트의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다. 특히 도심 '고급아파트', 외곽 '서민아파트'라는 위화감 마저 생기고 있다. /강정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