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세월호 침몰 장례식장 밤새 애도행렬
"부디 돌아와라, 승묵아" 슈퍼 뒤덮은 '소망 편지'도
 
뉴시스   기사입력  2014/04/23 [17:16]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지 8일째인 23일 안산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영정이 모셔진 올림픽기념관 합동분향소에는 애도의 행렬이 이어졌고 실종자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촛불이 어김없이 타오르고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란리본 달기’ 캠페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들이 기적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염원이 전 세계적으로 펴져나가고 있다.
“TV뉴스로 학생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함께 있는 동료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오게됐어요. 부디 학생들이 좋은 곳으로 가길 빕니다"
 
태국에서 온 승려 파수와이 아사싱(32)씨는 23일 안산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영정이 모셔진 올림픽기념관 합동분향소를 찾아 이 같이 말했다.
 
전 날 태국에서부터 5시간 비행기를 타고왔다는 그는 "많은 학생들이 희생된 이 상황이 너무 슬프다"며 "영정사진을 보니 너무 어리고 이쁜 학생들이었다"고 했다.
 
이 날 개방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파수와이 씨를 비롯해 단원고 학생, 주민, 정치인, 종교단체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아이부터 흰머리 노인, 휠체어 탄 장애인, 외국인 등 희생자의 죽음 앞에선 하나가 돼 슬퍼했다.
 
침통한 표정의 조문객들은 흰 국화를 고인에게 헌화하며 죽음을 애도했다. 조문객들은 영정사진 앞에서 흐느끼며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고, 일부는 큰소리로 울며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재학생과 유족들은 아직도 희생자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좀처럼 영정사진 앞을 떠나지 못했다.
 
종교단체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한 불교신자는 영정이 모셔진 제단 앞에서 큰 절을 했다. 사제복을 입은 신부들은 고인 앞에서 긴 묵념을 했다.
 
성당, 교회 등에서 단체로 분향소를 찾은 신자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학생과 교사들을 위해 기도했다.
 
사고로 숨진 양모(17)양과 같은 교회를 다녔다는 김모(79·여)씨는 "새파랗게 어린 아이들이 이게 무슨일이냐"며 "양양이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 만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계속된 분향 행렬에 제단 앞에는 어느새 흰국화가 수북히 쌓였다.
유명인사의 방문도 이어졌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분향소가 열리자 마자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탤런트 차인표·신애라 부부도 비통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신애라씨는 "저희의 발길이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당원 등과 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학생들의 영정사진 앞에서 오래도록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안산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엔 현재 강모(52)교감 등 교사 3명과 학생 44명의 위패가 놓여있다. 이 날 오후2시 현재까지 약 3000여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의 한 마트. 셔터문에 쓰여진 이 글귀 위로 승묵이의 생환을 바라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소망편지가 가득했다.
 
마트를 운영하는 승묵이 부모는 사고 발생 직후 생업을 포기한 채 진도로 내려가면서 셔터문 위로 이 글을 남겼고 오가는 시민들이 하나 둘씩 소망편지를 붙이기 시작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지나가던 유치원생도,또래의 아들을 둔 직장인도, 손자를 둔 할아버지도 가던 걸음을 멈춘 채 모두 승묵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소망편지를 남겼다.
 
어느덧 셔터문은 소망편지로 가득했고 더이상 붙일 공간도 없었다. 편지는 인근에 세워진 현금지급기, 천막, 모퉁이로까지 넘어갔다. 소망 편지를 남기려는 사람을 위해 누군가는 아예 메모지와 펜도 가게 앞에 가져다 놓았다.
 
'기적처럼 돌아와다오' '살아있죠? 있다봐요' '승묵학생 조금만 힘내요' 등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시지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최군의 후배라고 밝힌 한 학생은 편지에 '형, 어머니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세요. 아니 우리 모두 기다려요. 추워도 조금만 기다려줘요. 금방 구조될 꺼예요'라고 썼다.
 
한 주민은 '승묵아 제발 돌아와다오. 어른인 우리가 잘못했다'고 남겼다. 또다른 주민은 '꼭 살아 돌아와서 이 편지를 읽어다오…'라고 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8일이 지나도록 아직 승묵이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이 날 오전 8시 현재 실종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수는 164명이다. 98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77명만이 살아돌아 왔다.
 
잇따른 비보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주민들은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주민 이모(47)씨는 "매일 TV를 켜놓고 승묵의 소식이 들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진도에 내려간 부모님도 기운 잃지 말고 잘 버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4/04/23 [17:16]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