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신학기, 모두에게 희망이 되기를
 
이정화 북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기사입력  2015/03/29 [16:25]
▲ 이정화 북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예년보다 다소 늦었던 설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주말, 시내에 있는 제법 큰 문구점에 들렀던 적이 있었다. 그 곳엔  엄마, 친구들과 함께 입학 또는 새로운 학년의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각종 학용품을 고르는 어린이와 학생들의 분주한 손길로 넘쳐 나고 있었다. 그 속에서 필자는 남쪽의 꽃 소식보다 먼저 다가온 새 봄을 느꼈다.

 나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난히 주변 어르신들의 부고소식이 많았던 지난겨울을 떠올리면 예전 어르신들이 봄을 기다렸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추위에 약한 상하(常夏)의 나라에서 온 다문화 가족들이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보면 차가운 겨울 속에서도 따뜻한 봄을 기다렸던 선조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사실, 봄을 느낀다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다.  봄은 누군가에게는 새 생명, 그리고 따스함이지만 또 누군가에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이미지는 희망이 아닌가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의 새순과 함께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희망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혈기 왕성한 시기에는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희망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자기 자신보다는 자식이 잘되기를 희망하는 것을 보며 나이가 듦에 따라 희망의 동심원이 좀 더 넓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생각할 때, 입학이나 신학기의 의미에는 자녀 자신의 희망은 물론 부모들의 소중한 희망과 기대가 듬뿍 녹아있다. 그러나 신학기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설렘과 기쁨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 새로운 급우들과 어떻게 적응하여야할까를 염려하며, 혹시 자신이 따돌림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학급의 부적응 자가 되지 않을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행여 남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아픔을 당하고 있다면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얼마나 안타까울지 생각해 본다.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울산에는 2014년 말 기준으로 약 2만6천명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고 그중에 많은 수가 결혼이민자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행자부자료(2014.1)에 따르면 외국결혼 이민자 자녀가 4천 400여명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근무하는 필자의 작은 소망은 등교하는 모든 학생들이 얼굴색이 조금 다르거나  우리말이 조금 서툴다고 해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사시(斜視)적으로 보지 말자는 것이다.
 
다름이 차별이 아니고 다양성으로 인정받고 서로 다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의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다가오는 다문화 글로벌 세계에 대비하는 자세가 아닌가 한다. 봄날, 이른 아침 출근길에 학교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모두들 처해있는 환경은 다르지만 누군가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소중한 희망의 대상으로서, 우리의 귀한 희망이 되기를 빌어본다. 그리스 신화의 판도라 상자에 마지막 남은 것이 희망이라고 하듯이 우리에게 아직도 희망이 있다면 가족과 이웃에게 보다 따뜻한 눈빛으로 이봄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5/03/29 [16:25]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