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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회관 산책
 
김정숙 시인   기사입력  2015/03/31 [16:29]
▲ 김정숙 시인.
야외미술전시장에 / 서 있는 조각들이 / 예술을 지키고 있는 밤
공연이 없는 날 빈 건물 외벽에는 / 팔이 긴 플래카드 걸려있다.
리차드클레이더만 내한공연, / 건물 속에 미리 와서 놀고 있을까 그 소리는.
밤을 틈타 건물벽 속에 자리 잡고 사는 것들 / 불러내어 말 건네고 있을까
막 내린 빈 무대에서 남겨졌던 소리들 / 그들끼리 모여 살고 있을 빈 공연장
잠긴 문 틈사이로 바쁘게 드나든다 / 공연 뒷이야기 하나쯤 꺼내놓고
무대에 올라 놀고 있는 중일것이다
미리 도착한 클레이더만, 건반을 누르면 / 글자들이 등장할 것이다.
줄거리에게 자리 내주고 자려나간 낱자들이 / 다시 모여 새로운 이야기 한 편 쓰고 나면 / 마당에 미끈하게 서 있는 조각품들 / 그 가장자리서 잘려나간 재료들 버무려서 / 그림자 닮은 긴 기지개를 켜고 있을 것이다.

[시작노트]
바람이 많은 날 저녁, 예술회관 마당을 산책했다. 야외미술 전시장에 서 있는 조각들과 클라이더만의 내한 공연을 알리는 긴 플래카드만이 바람의 힘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바람은 닫힌 문틈으로 공연장을 수없이 드나들며 막 내린 무대의 뒷담을 즐기고 있었고 클라이더만이 미리 도착해 연주를 하고 있는 듯했다.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이 있었다. 잘려나간 재료들과 괄호 속 글자들과 빈 무대에 남겨진 소리들이 어우러져서 그들끼리 연주를 하는 저녁, 그것이 예술을 지키는 힘이라 여겼다.
 
[약력]
김정숙 kjs4451@hanmail.net
2005년 한맥문학 신인상.
부산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봄시 동인
2014년 울산문학 올해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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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3/31 [16:2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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