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고베 메모리얼 파크를 걷다
 
이강하 시인   기사입력  2015/04/29 [16:29]
▲이강하 시인
가끔 구름이고 싶을 때가 있어 태양이 끓는 소리를 가까이에서 엿들을 수 있는 신비한 새이고 싶을 때가, 부드러운 계절이 손을 내밀 때쯤 마음 놓고 아주 천천히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소원을 빌 때가 있어 오염된 빙하에서 울다 지친 돌연변이 세포가 태어나지 않기를
  
 가끔 바닥이고 싶을 때가 있어 나뭇잎 속삭이는 소리를 금세 알아채는 신비한 무덤이고 싶을 때가, 점점 울퉁불퉁해지는 걸음, 서늘해진 바다 향에 손톱이 가려워 지각의 회전을 천천히 느끼며 잡초를 뽑기도 해 생각이 어긋났다 싶으면 저 나무는 언제든 마법을 쓰겠지 가차 없이 꽃을 지우고 열매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사쿠라나무 아래 MP3를 낀 고베의 여름이 노래하네 지나간 일에 치우치지 않을래 당신 흔적이 날마다 세계를 놀라게 한다 해도 오늘을 사랑할래, 그날은 싫어 무덤 속 꽃잎들아, 이제 더는 슬퍼하지 마 너와 나는 진화의 문턱을 즐기며 호기심을 탐구하는 명랑한 늪이니까
 

 
[시작노트]
고베의 메모리얼 파크에 갔었다. 2010년 봄의 날씨는 초여름을 능가한 날씨로 습도도 아주 높았다. 당시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의 모습은 처참했다. 일본의 자세한 기록문화를 보고 지진으로 숨져간 그들이 안쓰러웠다. 잠시 그들의 영혼을 달래며 마음 속 깊이 기도를 올렸다. 고베를 내려다보는 하늘은 회색 구름이 그득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벚나무 사이를 거닐면서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땅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강한 다짐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 네팔에서 고베보다 더 강한 7.9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금 네팔의 도시는 사실상 마비상태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가 또 한바탕 생살이 갈라진 셈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자연재앙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세계를 비롯해 우리나라도 어떤 강력한 방책이 필요할 때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5/04/29 [16:29]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