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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같은 인연으로
 
박인환 성동초등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5/04/29 [16:33]
▲박인환 성동초등학교 교사
비 온 뒤 맑은 하늘에 야트막히 걸려 있는 무지개는 동심의 대상이자 희망의 징표하고 할 수 있겠죠? 누구나 어릴 적에 무지개를 쫓아다니며 아름다운 꿈을 키웠을 겁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지역에서든 무지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의 상징이고 동경의 대상일 것입니다.

제 교직 생활에 무지개 같은 멘토는 어느 날 우연히 명정초등학교에 나타났습니다. 그 당시 명정초등학교에는 30대 말의 남교사들이 10여 명 정도 있었는데 저희들은 새로 부임하는 교감이 울산에서 가장 젊다는 말을 듣고 상당한 선입견을 가졌습니다.

“얼마나 까다로우면 젊은 나이에 벌써 교감이 되었겠나?”
“얼마나 줄을 잘 탔으면 벌써 교감이 되었을까?”
“젊은 사람이 벌써 교감이 되었으니 상당히 거만하겠지?”
“앞으로 학교생활이 녹녹치 않겠구나. 왜 하필이면 저런 양반이 많고 많은 학교 중에 우리 학교로 왔지?”

등등의 말을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안주거리로 삼았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우리 술자리에 동참하시는 것도 달갑지 않게 생각해 일부러 멀리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귀하고 값진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좋은 사람의 진면목도 한 눈에 보이지는 않는 법인가 봅니다. 값진 것을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듯 나의 멘토의 아름다움을 찾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마치 양파 껍질처럼 차츰차츰 우러나는 그 분의 진국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시나브로 그 분의 겸손함과 솔선수범하시는 모습, 나아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장점을 찾아 적절하게 끄집어내 주시는 리더십에 우리의 선입견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젊은 교감선생님은 우리들에게 무지개의 일곱 색을 하나하나 펼쳐 보이시면서 그 색들이 모여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달게 해주셨습니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빨강의 열정이 넘쳤습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과 끝이 분명하고 흐트러짐이 없이 마무리하시는 모습은 본받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항상 남보다 먼저 시작하고 섬세하게 검토하시는 모습에서 열정이란 것을 맛보았습니다.

주황색 같은 따뜻함과 포근함으로 교사나 학생의 맘을 어루만지시는 모습을 통해 인간관계의 모범을 배웠습니다. 그 많은 교직원들의 대소사를 잘 챙겨주시고 상대방이 어떤 기분인지를 알고 배려해주셨죠. 학생을 만날 때도 항상 온화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키높이에 맞게 자신을 낮추어 대화하시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노란 병아리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분이지요. 때론 바보처럼 느껴질 만큼 순박한 모습은 메아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죠. 늘 웃음 띤 얼굴과 순박한 마음으로 매사를 청렴하게 처리하시는 모습을 통해 우리도 그러해야함을 묵시적으로 가르치셨죠.

초록의 파릇함으로 늘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시는 모습을 통해 고여 있는 물보다 흐르는 물이 건강함을 일깨워주셨습니다. 학교의 대소사가 있을 때면 누구보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시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 주셨습니다. 항상 싱그러움을 간직한 분과 같이 근무하면서 저 역시 활기찬 생활을 했었습니다.

파란 바다 같은 단호함으로 경청해야할 일과 거절해야할 것을 구분하여 처리하시는 모습에서 가끔씩 매정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변함없고 일관성 있는 일처리를 통해 오히려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정치권이나 대기업의 총수들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듭니다. 굳이 청렴이란 말도 필요로 하지 않았는데…….

남색의 깔끔함과 차분함으로 늘 정갈한 교사의 이미지를 가꾸어 가야함을 보여주셨죠. 화려하진 않지만 항상 깔끔한 옷차림으로 흐트러짐 없는 언행을 보여주셨었죠.  겉모습의 정갈함과 더불어 내면의 차분함을 통해 감정에 따르기 보다는 이치에 맞게 업무를 처리하시는 모습은 누구나 배워야하는 덕목이겠죠?

보라의 고귀하고 장중함으로 교직의 품격을 높여 후배들의 가슴에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셨기에 당시의 인연들은 울산 교육의 주춧돌이 되어갑니다.

늘 자료를 모으시고 책과 더불어 학생을 받드시는 교사가 되어야함을 몸으로 실천하시는 나의 멘토를 통해 나도 누군가의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함을 배웠습니다.

그 때의 인연으로 좋은 동료 교사들과 더불어 가끔씩 한 잔의 술에 추억을 안주삼아 이슬을 같이 맞을 수 있음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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