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잎 흔흔한 길섶 마른 입술 적셔주는 찔레 순과 골담초 달콤한 맛 잊지 않았지. 학교 다니는 십리길 노을보다 예쁜 길에서 인동초 꽃잎 속 희미한 꿀맛보고 아카시아 꽃잎 훑어 훌훌 불던 아이야 오래된 길 위에서 좋은 꿈을 꾸겠다. 조그맣고 뽀얀 얼굴 잔주름 생겼어도 이웃집 철이, 선이 얼굴 생생한데 낯선 문패라도 있었으면 좋겠네. 그 집. 물장구치던 저수지는 웅덩이로 변하고 사랑채 뒤 감나무는 찾아볼 길 없어도 잡초 가득한 마당조차 반가워라 안방 건넌방 오붓한 그 때 더듬어도 감자 구워 먹던 아궁이마저 무너져 비스듬히 누워버린 바람찬 그 집. 언제 다시 들어볼까 마당 가득한 엄마 목소리, 친구들 웃음소리 [시작노트] 어릴적 추억은 살아가면서 미소를 짖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십리길이나 되는 등하굣길에서 봄마다 따먹는 찔레순과 골담초의 달달한 맛과 인동초 꽃, 아카시아 꽃 등은 주요 간식이자 피로회복제였다. 몇 명 되지 않는 친구들끼리 뛰거나 종종걸음으로 다녔던 시골집. 이제는 허물어지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그 집. 언제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릴 듯 한 그런 집에 문패라도 다른 사람의 있었으면 허전함이 덜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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