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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해외연수사업 혁신을 기대하며
 
송진호 울산YMCA사무총장   기사입력  2015/05/06 [15:40]
▲송진호 울산YMCA사무총장
'풀뿌리 민주주의의 요람’이라는 제6기 지방의회의 많은 문제점과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선진 문물제도에 대한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보완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반영을 목적으로 실시되는 공무국외여행(해외연수)이 ‘관광성 외유’로 전락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외 선진문화를 배우러 가겠다고 하고서 단순 외유성 관광으로 채워 대표적 혈세 낭비라는 지적은 물론이고, 가짜 해외연수계획서로 심사를 받은 뒤 현지에 가서 연수 및 공무일정을 관광 일정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또 허위로 연수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비전문적인 특정 인사들로 심사위원을 선임하여 요식행위로 심사과정을 거친다거나 여행업체 선정도 공개경쟁입찰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연수결과 보고서도 수행 공무원이 대신 작성해 인터넷 정보 짜깁기 수준의 형식적인 결과보고서를 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주 울산 시민단체는 주민이 참여하는 울산시의회 상임위별 해외연수 결과보고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하였다. 아울러 대표적 혈세낭비 사례에 대한 주민 감시와 보고서 및 보고회가 공개될 필요가 있다는 언론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필자는 지난주 울산시 모 기초의회 의원 공무국외연수심사위원으로 구체적 심사기준이 미비한 서면심사라는 한계 속에서도 직무상 이해관계자 동행 및 여비 전가행위, 찬조금 수수행위, 편법적인 격려금 공통경비 항목의 여비 지출 유무 점검, 투명한 여행업체 선정과정, 현지 공관협조 및 현지 도착 신고활동 강조 등에 대해 심사를 펼쳤다.

그러나 심사 기준에 따라 연수일정을 심사한 결과 연수일정 자체가 패키지 관광상품 일정에 몇몇 연수일정을 억지로 끼워넣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즉 유럽 유명 관광지 인근에 유사 연수 가능기관이나 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짜깁기 해놓은 수준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연수 주제 또한 파리 전통시장 방문, 최초의 근대 하수처리시설인 하수도박물관 방문이나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라데펑스 현장방문 등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전체 일정의 80% 이상이 외유성 관광일정으로 짜여 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으로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분명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면서도 거기에는 ‘문화재 보존 방안 및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 방안 연구’라는 상투적 연수목적으로 포장돼 있다는 점이었다.

반복되는 문제의 본질은 해외의 연수기관 정보나 현지 사정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지방의원들과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여행업체나 해외연수 전문 관급 용역업체들의 낮은 수준의 여행정보에 의지하여 그들의 농간에 놀아나는 데 있다. 어느 누가 다녀오면 욕 먹고 비난 받는 ‘외유성 관광형 해외연수’를 계속 하고 싶겠는가. 이에 심사위원들은 명확한 연수 주제영역의 설정 및 현수과제의 지역현안 정책과제와의 연계를 위한 맞춤형 연수 일정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기로 하였다. 막무가내식 ‘아니오’가 능사가 아니라 이제는 ‘대안’을 제시하고 소통하여 건강한 의정활동의 일환으로서 공무국외여행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지혜를 모으는 집단지성이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리의 하수도박물관을 견학하는 길에 인근 세느강 생태하천 복원과 친수공간 관리를 노숙인과 취약계층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는 ‘에스파스’ 사회적 기업의 사례를 통해 동천강 생태하천 친수공간 복원사업의 정책적 대안을 배우는 것이다. 또 생물학적 방식의 유럽형 정수처리시스템과 불소화 논의가 한창인 우리네 정수시스템에 대한 비교연구 등 ‘물’ 주제와 관련해 하수, 오수, 상수도, 정수, 치수, 생태하천과 친수공간 등을 연수과제로 심도 있게 다루면 된다.

 또 세느강의 ‘벨리브’ 공공자전거를 직접 대여해 타거나 ‘오토리브’ 카쉐어링 전기자동차를 직접 타면서 사회적경제, 협동경제, 공유경제 접목형 창조경제 혁신 상상력을 배울 수 있다면 이 보다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아울러 에펠탑 개선문과 쇼핑센터만 가지 말고 인근의 ‘아르트문디’ 도농직거래 공정무역 협동조합 착한가게와 재래시장을 배우고 폐업한 지방의료원을 인수한 사회적 기업 ‘그룹SOS'의 노숙인 임시쉼터와 유기농레스토랑을 방문하여 점심식사를 하면 차별화된 연수가 가능할 것이다.
 
창조경제 미래 인력을 양성하는 울산마이스터고등학교 사례와 취리히 인근의 도제형 길드인 ‘직업훈련학교’를 방문하여 비교검토해본다면, 그리고 로마의 ‘캄파냐 아미가’ 로컬푸드 도농직거래 착한가게에서 호계시장의 미래를 벤치마킹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위스의 월 오백만원대 고급 사설 유료양로원을 부러워하다가 나오지 말고 스위스의 3층 연금제도 및 사회적 투자를 통한 복지해법 사례를 연구과제로 심화시키면 아마 주민들이 혈세를 낭비했다고 비난하진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제 과거 연수업체 의존형 연수의 구태에서 과감히 벗어나 의원 공무국외여행의 연수계획서 작성, 심사위원 구성, 주제영역별 맞춤형 연수활동, 결과보고서 공유 및 주민참여형 결과보고회 개최 등 전 과정에서 투명하고 효율적인 연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해외 연수가 지역 의정활동의 중요한 단초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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