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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의 가을
 
문모근 시인   기사입력  2015/05/06 [15:42]
▲문모근 시인
경운기 가득 가을을 싣고 가는
부부가 있다.
꽁꽁 묶은 자루마다 가득한 시간.
덜컹거리는 좁은 길을
낡은 경운기 소리 따라
얼굴도 몰랐던 신랑 각시가
수 십 년 끌어안고 보낸
익은 홍시처럼 노을 뒤를 따랐다.
짐칸에 앉은 아내는 자꾸
주름진 눈으로 뒤돌아보고
굵은 힘줄 그러모아 올라가는 길
고샅길 휘어진 모퉁이에서
바랜 은행잎이 아내의 등을
건드리며 떨어진다.
경운기 길이 노란색으로 환하다.
 
 

<시작노트>
수확을 마친 가을은 노란 단풍으로 물든다. 수십년 전 얼굴도 모르는 신랑신부가 신방을 차리고 시작한 살림이 낡은 경운기처럼 가을을 풍성하게 한다. 한세상 잘 살아온 노부부의 어깨와 팔뚝을 따스한 가을 햇살이 비추고 뒤돌아보는 아내의 눈 속에 무엇이 담겨졌을지 궁금하다. 산전수전 겪은 주름진 얼굴에 노란 은행잎에 반사된 햇살빛이 고샅길에 쌓인 은행잎처럼 곱다.
 
 
 

시인 문모근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다. 1992년 월간<시와시인>신인상수상으로 등단하여 울산문인협회 사무국장과 이사, 울산시인협회 부회장, 울산북구문화원사무국장, 울산북구공공도서관운영위원장 등을 지냈고, 지금은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인협회 회원, 울산북구문학회 회장, 울림장학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울산북구문화정책위원회 위원, 울산북구책읽는도시추진위원회 위원, 한국농민문화연구소 대표, 도서출판 시루 대표, 계간『스토리문학』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농민문화와 서정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주 하늘을 바라보며 푸른 하늘과 총총한 별, 둥실거리는 달을 좋아한다. 시집으로『사랑, 자유, 삶 그리고 나』『가슴에 기대고픈 사람이 어찌 없으랴』『새벽비』『호계장사람들』이 있고 동인지 수십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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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5/06 [15:4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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