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몸 반으로 접어 외로움이 덮이면 부드러운 꽃 술 따라 사랑으로 피어날까 닿은 듯 스치는 듯 느낌조차 모자라 끌어안은 향기마저 바람결에 띄우고 그리운 님 오시면 나비처럼 접힐까 [시작노트] 자작나무의 잎사귀는 아침에 활짝 피어나고, 저녁나절이면 이파리가 오므라들면서 서로 닿는다. 마치 신혼부부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밥상을 물린 뒤 잠자리에 들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살며시 소리없이 부드럽게 덮어주는 이불처럼 살며시 부드럽게 덮이는 자귀나무의 사랑이 부러운 요즘이다. 자귀나무 2 문모근 저 마디마다 와이파이가 풍성하다 휴대폰의 수신기능이 원활하다 어린아이 손바닥처럼 부드럽다 저 부드러움으로 송신하면 먼 그대가 수신할 수 있을지 해거름 따라 깊어지는 노을 곁에서 팽팽한 긴장 내려놓는 시간 멀리한 마음도 돌아서고 사락사락 금침 펴는 속내 한 동안 헤어졌으므로 사랑도 깊어 찬이슬 덮어주는 그 시간에 너에게로 보내는 텔레파시 엘티이로 다가올까 미소 띤 그대 얼굴 [시작노트] 자귀나무 꽃을 가만 보면 붉은 색으로 하늘을 향해 활짝 피어난 것이 마치 요즘 광고에 자주 나왔던 와이파이 이미지와 많이 닮았다. 와이파이라는 게 무언가. 멀리 있거나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궁금한 사람과 연결시켜 주는 도구 아닌가. 보고싶은 사람, 그리운 사람과 목소리를 연결해 주고, 또 영상으로도 통화할 수 있는 첨단기기를 만지작거리며 미소지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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