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유치는 울산시가 올해 최고의 시정성과로 꼽을 만큼 시민들의 자긍심으로 남을 만한 낭보였다. 국립대학의 유치는 10년을 넘긴 해묵은 숙원이었다.

지난 94년 국립대학설립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추진된 대학 설립 운동은 시민들의 강한 여망에도 불구, 대학의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자칫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울산지역 국립대 설립은 노무현 정부가 대통령 공약으로 내거는 한편, 이후에도 대통령이 여러차례 국립대 서립을 언급하면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지난 2003년 부산대 대학원 분원, 경성대 이전, 경상대 공대 이전, 밀양대 이전등이 추진됐으나 대학 내의 반발로 번번히 무산되면서 주춤하던 대학 설립은 올 2월 한국해양대의 울산 이전이 추진되면서 또다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대학차원에서 울산 이전 계획을 확정했던 해양대는 울산에서 설명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역시 구조조정에 들어 갈 수 밖에 없는 부산지역 대학의 이전을 적극적으로 중재했다.
결국 울산시는 해양대와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해양대 이전을 2월말 수용하게 된다.

그러나 해양대 동문들과 대학이 위치한 영도구, 부산시를 중심으로 해양대 이전 반대 움직임이 격렬하게 전개되었고, 부산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정부는 6월부터 소규모 특성화 대학 신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월 16일, 10년 넘게 진행되었던 울산의 대학 설립이 확정 발표된다.

정부는 이날 산학협력 강화를 위한 정원 1,000~1,500명 규모의 특성화 대학을 설립키로 하고 울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 각서에 따르면 울산시는 최소 30만평(장래 50만∼80만평)의 부지를 제공하고 매년100억원씩 15년간 1천500억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조성해 대학에 제공키로 했다.
정부는 건축비 전액을 부담하되 민간투자방식인 BTL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설치학과는 울산지역 산업여건을 고려해 자동차(미래형), 조선, 석유화학, 로봇(지능형), 에너지, 환경 등 공업계열 학과와 경영학 계열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지역 현실을 감안해 사범계 학과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개교 시기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은 학정하지 않았으나 양해각서 체결 후 정부와 울산시가 공동발표문을 통해 오는 2009년 3월을 목표로 잡아 두었다.

정부와 울산시는 올 연말까지 부지선정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중 부지 매입 작업을 완료한 후 하반가부터 착공한다는 일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혁신도시 입지선정이 지연되면서 국립대 부지 선정 작업이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가운데 해를 넘기게 됐다.
이달 12일 첫 회의를 가진 국립대후보지선정위원회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정한 후보지 평가를 위해 평가 및 채점 방법 마련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에서 정해 준 후보지를 평가했던 혁신도시 입지 선정과는 달리 각 구군으로부터 후보지를 추천 받는 등 최대한 공정하게 입지를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울산시는 신설되는 국립대를 MIT수준의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미 정부 자원의 울산지역 국립대 신설을 지원하기 위한 테스크포스팀(TF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울산의 대학설립은 시와 지역 정치권, 국립대설립추진단 등 지역의 시민단체, 서명등으로 호응한 시민 모두가 이뤄낸 업적이고, 자랑이다.
시민들은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울산국립대가 시민들의 요구를 수렴하고,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알찬대학으로 개교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정원기자


사진설명 - 박맹우 울산시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9월16일 서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울산국립대 신설계획 확정 발표 후 노무현 대통령과 추진위원, 울산시민에게 감사의 인사말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