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점심시간입니다. 싱그러운 초록색의 채소 반찬 뿐 고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매주 화요일 점심 급식이 ‘채식의 날’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건강식품으로 좀 더 양질의 채소를 먹이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인스턴트식품과 육식을 좋아합니다. 더불어서 자연식품과 채식을 매우 싫어합니다.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면, 대부분은 햄버거, 치킨, 피자라고 대답을 합니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생하는 ‘생활습관병’이 초등학생들과 청소년기에 심심찮게 발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 점심시간에만 봐도 고기는 서로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신경전을 벌입니다. 파릇파릇하게 싱싱함으로 빛이 나는 채소는 학생들에게 외면당한 채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그러다가 화요일 ‘채식의 날’에는 고기가 없으니까 포기하고 채식 반찬을 먹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제6기 2차년도(2014)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를 했습니다. 5일 발표에 의하면 국내 성인(19∼64세)의 ‘식생활평가지수’가 59점으로 집계됐습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국민이 얼마나 건강한 식생활을 하는지를 총 100점 만점으로 표현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식생활평가지수를 분석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민의 식생활 영역을 총 14개로 나누고 영역별 평가 점수(0∼10점·0∼5점)를 합산해 나타냈습니다.

  국민이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할수록, 붉은 고기보다 흰 살 고기를 더 많이 먹을수록, 흰 쌀밥보다 현미밥을 많이 먹을수록 점수가 높아집니다. 나트륨(소금 등)은 적게 섭취할수록, 주류·탄산음료 등 고열량 저영양식품을 적게 먹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즉, 건강한 식생활을 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현미밥보다는 주로 흰밥을 먹고, 흰살고기(생선, 가금류) 보다 붉은 고기(육류, 가공육류)를 많이 먹고,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대구의 한 고등학교가 채식 및 현미 급식을 실시해서 학생들의 건강과 학력이 모두 신장되는 성과를 얻어낸 사례가 있습니다. 영진고등학교(교장 홍성태)는 대구시교육청의 특색 있는 학교급식 운영의 일환으로, ‘채식·현미 급식 시범 운영학교’로 지정됐습니다.

  평소 자기건강에 관심이 있었던 참여 희망학생 34명을 대상으로, 103일간 1일 2회 채식·현미 급식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참여 학생 중 25명이 체중이 줄었고, 27명이 체지방이 감소했으며, 23명이 총콜레스테롤이 감소했습니다. 이로써 채식·현미 급식이 학생들의 건강증진에 큰 역할을 하였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진고는 채식·현미 급식 시범운영으로 학력이 향상되는 결과도 얻었습니다. 참여 학생들의 내신고사(국어, 수학, 영어 지필평가)와 시·도교육청 연합 학력평가의 급식 전후의 성적에서 석차가 상향된 학생 수가 54% 내외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현미·채식을 하는 ‘적극적 참여군’에 속한 학생들은 내신고사에서 62% 학생이 석차가 상향됐습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항목별로 점수가 높은 사람의 비율이 많을수록, 즉 더 많은 국민이 건강한 식생활을 할수록 점수가 높아집니다. 올해 낙제점의 점수를 보면서 나도 일조한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식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자기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올바른 식생활 습관의 생활화로, 자연스럽게 ‘식생활평가지수’ 만점에 도달하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