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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계층사다리와 미지근한 체감온기
 
신영조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5/11/16 [15:18]
 
▲신영조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국민의 81%는 열심히 노력해봤자 계층상승 가능성, 즉 ‘개룡이’가 될 확률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룡이’란 개천에서 태어나 용이 된 사람을, ‘개룡男’은 개천에서 태어나 용이 된 남자를 뜻한다. 쉽게 말해 無에서 有를 창조한 사람이다. 한 때 우리사회가 산업화과정을 밟을 때 이런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성장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우뚝 일어선 사람들이 정·재계에 적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개룡이’가 될 꿈을 안고 열심히 노력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단어가 한국 사회에서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과거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해 성공했던 사례와 다르게 사회가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달라진 게 개룡이가 되는 밑바탕, 즉 교육여건이 이전과 크게 다르다. 계층 상승의 가장 빠른 수단이었던 좋은 교육마저 ‘가진 자’의 몫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계층상승 사다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부정적 응답률은 2013년 75.2%에서 2015년 81%로 2년새 5.8%p 상승했다.

국민 810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20대 청년층의 부정적 응답률은 2013년 70.5%에서 2015년 80.9%로 10.4%p나 뛰어 올랐다. 개룡이가 될 확률이 가장 높은 청년층에서 이렇게 비관적인 응답이 나왔으니 보통 일이 아니다. 젊은 층의 사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현실은 국가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청년층의 실업률과 비정규직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계층 상승의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응답자의 90.7%는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연령별로는 30대가 94.2%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30대라면 개룡이의 첫번째 단계쯤에 진입할 나이다. 그런데 그들이 ‘부와 가난의 대물림’에 찌들리고 있다면 개룡이는 40~50년전의 전설쯤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중산층 수준의 삶을 사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주거비 부담과 교육비 부담이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고 과도한 사교육비와 보육비 부담은 29.2%로 뒤를 이었다. 

이제라도 넘어진 계층상승 사다리의 강화를 위해 생애주기별로 생계부담 요인의 완화가 절실하다. 이의 해결방안으로 2030세대를 위해서는 임대주택 확대와 생애최초주택구입 지원을 통해 신생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출산·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4050세대를 위해서는 공교육을 강화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60대 고령층에게는 주거비·의료비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

또 기업이 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경영 여건을 개선하는 등 가계소득 증대대책을 마련함과 함께 조세·재정정책을 통해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고 '일하는 복지'가 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한편 국내 주요 대기업이 올해 투자 및 고용을 지난해보다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좀처럼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 등 30대 그룹의 올 한해 투자계획 금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투자규모를 19조원가량 웃돈다. 또 대기업 10곳 가운데 6곳이 올해 신규채용을 작년 수준 이상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용률은 떨어지고 실업률은 오르는 등 우리 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확대로 인한 온기가 서민경제에 전해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8월 우리나라 전체 고용률은 60.7%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고, 실업률은 3.4%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0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울산 실업자는 1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00명 감소했다. 이로써 실업률은 2.2%로 전년동월대비 0.2%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누구든지 노력만 한다면 계층상승이 가능한 사회일수록 개인의 자발성이 발현돼 경제사회적 역동성이 커지고 성장과 사회통합 정도가 높아진다. IMF와 OECD도 소득분배가 악화될수록 경제성장이 저해된다는 연구를 내놓은 바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넘어진 계층사다리와 미지근한 체감온기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하다고들 한다. 이의 해결책으로 다양한 교육채널과 벤처를 통한 계층 상승이 가능하도록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를 완화해 ‘일자리 상승 사다리’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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