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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관계의 미학
 
하송 수필가   기사입력  2015/11/17 [15:49]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육체가 쓰러지면 그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인간은 관계의 덩어리라는 것을. 오직 관계만이 인간을 살게 한다는 것을….’ - 생텍쥐페리의 〈아리스로의 비행〉중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친구의 품안에서 휴식을 구하고 있다. 그 곳에서라면 우리들은 가슴을 열고 마음껏 슬픔을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괴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 바버라 캠퍼스 심리학과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376명에게 인생에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꼽도록 했습니다. 연구팀은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개인 목표인 일, 취미, 학업 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지냅니다. 그런데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모두, 다른 이들과 교감하고 얽히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독보적인 상을 수상하는 등, 혼자서 일궈낸 성과보다 누군가와의 멋진 만남과 사랑을 최고의 순간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으로 헤어진 일이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시련 같은 일을 최악의 순간으로 꼽았습니다.

  멋진 만남과 사랑, 이별 등 사람들마다 자기 인생 최고 또는 최악의 순간이 무엇인지를 말하라고 하면 누군가와 얽힌 관계에서 비롯되는 추억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업적을 이루거나 혼자서 크게 다치는 등 자기에게만 해당되는 어떤 사건보다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거나, 어떤 일로 나쁘게 얽혀버린 사람과의 관계, 사랑하는 사람의 사별 같은 것이 최고 또는 최악의 순간으로 꼽힌다고 미국 과학논문 소개 사이트인 ‘유레칼러트’에 소개되었습니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는 사회관계망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오프라인 상에서의 관계성 면에선 오히려 퇴화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팅앱이나 SNS 상에서 클릭 한번으로 다수의 사람들과 이른바 ‘친구맺기’를 할 순 있지만, 끈끈하고 연속성 있는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은 사실상 적기 때문입니다.

  OECD(경제협력개발) 기구가 최근 발표한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관계 지원(Social network support)’ 부문에서 한국은 34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항목은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지인, 친척 등이 있는지 여부를 점수화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72.37점을 기록해 가장 낮았고 OCED 평균(88.02점)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15~29세의 점수는 93.29점으로 OECD 평균(93.16점)보다 오히려 약간 높았지만, 30~49세(78.38점)부 급격히 낮아지더니 50세 이상은 67.58점을 기록해 아일랜드(96.34점)보다 무려 30점 이상 낮았습니다.

  휴가를 혼자 보내는 ‘나홀로족’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 중 56.8%가 혼자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가 71.1%로 이같은 응답이 가장 높았고, 20대의 대부분은 여가 활동의 목적으로 개인의 즐거움(51.6%)을 꼽았습니다. 대인관계를 위해서라는 응답은 6.4%에 불과했습니다.

  학교에 컴퓨터가 들어오기 전에는 학생들이 귀가를 하고나면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모였습니다. 그리고 윷놀이도 하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친분을 다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폭주한 업무량 때문에 전자문서로 접수된 공문을 작성해서 전자결재를 받느라 각자 교실에 비치된 컴퓨터 앞에서 떠나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지만 서로 얼굴 보기가 어렵습니다.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치거나 점심시간에 급식실이나, 혹은 회의 때에 잠깐씩 볼 수가 있습니다. 교사들 간에 전달사항이 있는 경우에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기를 들지 않습니다. 메신저 쪽지로 ‘띵동~’ 보내면서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지냅니다. 그런데 왠지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아지는 느낌으로 공허함이 커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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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1/17 [15:4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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