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첫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신나게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교사들은 당장 빙판길에 출퇴근 할 걱정에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걱정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조심해야 할 부분이 건강입니다. 환절기부터는 특히 심뇌혈관계 건강에 유의해야 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가을부터 시작되는 환절기 야외활동은 큰 폭의 일교차와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로 심장에 무리가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평소 고혈압 · 당뇨병 · 고지혈증 · 동맥경화 등의 만성병이 있다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심장마비가 일어나서 갑자기 돌연사하는 80%는 관상동맥 이상으로 일어납니다. 심장으로 향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터졌을 때, 심장으로 전달되는 산소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실신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혈관에 이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급격한 온도 저하나 강도 높은 운동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혈관이 수축해 경직되면 혈관이 쉽게 막히거나 터지게 됩니다. 야외에서 위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몸을 보온하고 충분히 수분 공급을 해야 합니다. 수분 부족은 혈액의 점성을 높여 혈관이 막히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지나친 음주나 흡연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이나 무거움, 눌리거나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심장근육에 무리가 간 것이므로 야외활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이때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지 않았는지, 평소보다 심하게 숨이 찬 느낌이 들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맥박은 1분에 70-80회 가량의 맥박을 정상으로 보나,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맥박이 일정하다고 해서 흉통 등의 전조증상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심정지가 일어났을 때는 최대로 빠른 시간에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먼저 119에 신고하고 4분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합니다. 환자를 편평한 바닥에 눕히고 가슴 정중앙에 깍지 낀 두 손으로 강하고 빠르게 흉부압박을 실시합니다. 흉부압박은 분당 100회 속도로 5cm 깊이로 눌러줘야 합니다.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의 비율은 30대 2가 적당한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가슴압박만이라도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심근경색 환자를 2회 접했습니다. 한 분은 50대 남자 교사로서 추운 겨울에 1박 2일의 직원여행을 가서 발병했습니다. 원래는 부산에서 섬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풍랑으로 배가 운행을 하지 않아서 부산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녁식사 시간에 답답하던 가슴이 점점 통증이 심해져서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받아서 심장전문병원으로 의뢰되었습니다. 그리고 관상동맥 응급 시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중환자실 복도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며 걱정을 했습니다. 다행히 1주일의 입원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했습니다.

  또 한 건은 학교에서 오전에 복도를 지나다가, 심근경색으로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60대 직원을 발견하여 생명을 구했습니다. 다행히 일찍 발견하여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후에 빨리 대학병원에서 시술을 받아서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이 심근경색 두 건 모두 시술한 과장님들의 설명은, 오랜 기간 피워온 담배가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분은 지금도 금연을 못하고 흡연상태라는 소식을 접하며 항상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5,6학년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보건교사와 체육교사는 1년에 4시간씩, 그외 교직원들은 3년마다 4시간씩 의무적으로 심폐소생술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심근경색 환자의 증가로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서, 고무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바른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실천하여 모든 사람들이 올겨울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