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표 처용예술단장

지금부터 25년 전 쯤 연말의 이야기다. 나는 그때 통기타를 치면서 성남동의 옛 주리원 백화점 앞에서 자선냄비 모금 공연을 했다.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휴대폰의 문화가 없었고 집 전화나 사무실 전화로 통화하면서 시간 약속을 했다.
 
그저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것이 마냥 즐거웠던 그 시절이었지만 나름대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사실 추운 겨울에 거리에서 통기타를 치는 것은  좋게 보면 낭만적이겠지만 때로는 손가락이 얼어서 동상이 걸릴 때도 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옛 주리원 백화점 자리보다 바로 옆 성남동의 옛 전신전화국(현KT) 무대에서 거리공연을 하면서 모금을 한 돈으로 각 소외층에 기부를 하고 있다.
 
우리가 했던 옛날의 거리음악을 통한 모금과 기부 문화는 거의 다 사라지고 지금은 인터넷과 각 언론 매체를 통한 가부와 또 특정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자신을 위한 광고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봉사활동은 어릴 적 뒷동산의 이슬 젖은 풀잎위에 누워서 친구들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던 그런 초심의 마음이 있어야 진정한 봉사활동을 할 수가 있다고 생각 해 본다.

그대부터 거리음악을 통해서 인관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이 아직도 변치 않고 함께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초심의 마음이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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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때는 모금한 돈을 잘 못 사용했다는 오해도 있었고 그때마다 변명보다는 더 많은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기도만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렇듯 봉사활동은 사람들의 보는 시선에 따라서 다소 조금씩 엇갈리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
우리는 수십 년을 함께 봉사해 오면서 언제라도 파란 하늘을 보면서 맹세를 한다. 그것은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힘들어도 결코 우리들의 진정한 봉사의 마인드는 절대로 주검이 될 때까지 변하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시인 고 은선생의 ‘그 꽃’이라는 아주 짧은 시를 많이 좋아한다.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해마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가 아쉽게 탈락한 고은선생의 짧은 시 이지만 사실 이 시는 아주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시이다.
 
사람의 욕심이 하늘 끝까지 닿았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던 여러 가지 진리들이 자신이 추락의 끝없는 늪으로 떨어질 때는 후회와 반성을 하면서 느껴본다는 그 꽃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의 욕심이란 자기 자신의 능력과 생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베풀고 나누다 보면 그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종교를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개신교는 십일조라는 헌금제도에서부터 신앙생활이 시작되고, 천주교는 봉헌금 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운영되고 또 신앙생활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헌금을 내고 난 뒤에 진실로 멀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보람과 자신만이 느끼는 그 꽃의 향기를 맛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봉사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라도 봉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눈물이 나는 그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야 말로 정녕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위하고 또 가정의 행복과 사랑의 구름다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내 자신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봉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기 때문에 예수님께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예수님 계심에 행복해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