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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 무엇이 문제인가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KDI & 울산경제연구원   기사입력  2016/01/17 [17:43]
 
▲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KDI & 울산경제연구원 연구자문위원
지난 15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임박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미국 서부텍사스 산(産) 원유(WTI) 가격은 200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란이 본격적으로 원유 수출에 나서 제재 전의 산유량을 회복한다면, 현재의 원유 초과공급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008년 1월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7월에 사상 최고치인 145달러 수준까지 올랐다가 글로벌 신용위기가 터지면서 그해 12월에 배럴당 32.40달러까지 폭락하는 사태가 일어났었다. 이후 글로벌 신용위기가 진정되면서 다시 오름세를 탄 국제유가는 2014년 중반까지 대체로 배럴당 80~11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었으나, 다시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하여 새해 벽두부터 배럴당 2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2014년 중반 이후 유가가 급락한 이유는 한마디로 원유의 공급물량이 원유의 수요를 초과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공급측면을 살펴보면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섰던 2008년부터 브라질과 캐나다가 석유시장에 뛰어들고, 미국이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비(非)OPEC국가의 증산이 유가 급락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OPEC의 감산 합의 실패도 유가 급락을 초래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OPEC은 감산 합의 실패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생산량 한도(1일 3천만 배럴)를 넘어 하루 150만 배럴을 초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초유의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산유국들의 부도위험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수입의 상당부분을 원유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OPEC국가로서는 세수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원유 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일 것이다.

원유 수요측면을 살펴보면, 1990년대 이후 IT 버블(bubble) 붕괴로 세계경제가 후퇴국면에 들어서면서 선진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원유 수입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지난 20년 동안 중국이 두 자리 수의 경제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원유의 초과공급 물량을 어느 정도 흡수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에 진입한 중국마저 원유 수입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다.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경제 성장둔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원유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국제석유시장에서는 아직도 유가가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유의 과잉공급 상태가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데, 이란의 경제제재마저 풀린다면 최소한 하루 50만 배럴의 원유가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가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5년 평균치를 넘는 1억 배럴 수준에 달해 미국의 원유저장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도 추가적인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상승도 유가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달러화 가치가 5% 상승하면 유가는 10~2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가 급락과 함께 글로벌 저성장 우려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요인이 맞물려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원유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유가 하락이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작금의 경제상황에서는 오히려 유가 급락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유가 급락은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침체를 불러 우리의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점이 첫째 이유이고, 유가 하락이 물가를 떨어뜨려 국내경제가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태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이다. 결국 올해 경제정책은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출 증대와 내수 진작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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