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조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논란중인 막말 정치(政治)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4/28 [18:41]
요즘 10대들은 아무렇지 않게 일상 대화에 욕설을 섞어 내밭고, 직장인들은 막말이라 불리는 甲질의 언어폭력에 시달린다. 놀랍게도 정치인, 사회 지도층 및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조차 매너와 교양이 실종된 언어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아무리 ‘막말의 시대’라곤 하지만 행복해지는 언어의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또는 그렇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막말방송’이란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나 과장, 비속어 사용 혹은 타인 폄훼 등 방송의 품위를 저해하는 내용의 방송을 말한다. 종편 등장 이후 시사토론·토크 프로그램이 급증함에 따라 내용을 캐주얼하게 유지하는 프리 스타일 토크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토크 진행은 보기가 편한 반면 막말이나 비속어, 조롱 섞인 풍자 등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폭스채널의 〈크로스 파이어〉처럼 대놓고 막말로 서로를 공격하는 토론 프로그램이 생기기 위해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성숙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렇지 않다.

지난 26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 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다.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어 가지고…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고…” 등으로 말하자 논란이 거세다. 정치인의 막말 논란과 함께 위험한 독설의 정치학이 불거졌다.

일부 정치인이 막말 정치행위 혹은 정치적 욕쟁이처럼 무례하게 행동함으로써 상호 양해의 언어가 아닌 충동적으로 상대를 자극하는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전투적인 표현을 즐겨 쓰는 사람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상대를 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말꼬리를 잡는 피곤하고 지겨운 말싸움이 시작된다. 지금의 어수선한 정국이 이 모양새다. 진정 잘못한 말이라면 쿨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도 멋있어 보일 것 같다.

인류 발생적으로 ‘인류화’ 과정을 거치면서 상호이해의 소통구조가 형성되었다. 인간이 말을 하면서 욕, 욕설, 욕지거리 등의 막말이 당연히 생겨났을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들어와서 욕 빼고 쌍소리 빼면 무슨 말이 남을까 싶을 정도로 욕은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으니 말이다.

특히 정치인들의 욕설 막말은 난장판, 폭력, 반란의 분위기를 느낄 정도다. 이런 정치적 욕설은 20세기 들어와 부각되었지만 의회정치 혹은 자유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필요악처럼 널리 퍼졌다.

정치인의 막말과 욕설은 그들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욕설, 비난, 악담, 인신공격으로 상대방을 시험하고 제압하려 한다. 거짓말, 중상모략, 이간질, 아첨 등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많은 정치판이다. 물론 양당경쟁구조에서 어떤 의견이 나오면 그 다음에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두 마디가 끝나기 전에 욕설 막말부터 오고 간다. 개그맨의 막말을 무색케 한다.

정치언어의 저속화는 친절한 대화 타협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상대방의 양보만을 요구하는 식이다. 정치적인 인기가 없더라도 욕을 먹고 대가를 치르더라도 옳다고 믿는 것을 밀고 나가는 정치인이 드물다는 얘기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게 하던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조금 편하게 말하고 공식적인 자리나 방송에서는 말을 가려하곤 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점은 욕에 준하는 표현만이 언어폭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끝으로 경고의 말을 한다면 정치인들은 국민이 결코 똥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백성을 열 받게 하는 욕설과 거짓말은 우리시대의 사회의식을 저해하는 비극적인 언행이다.

국민은 헌신과 양심, 비전을 가진 정치인으로써의 격(格)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를 중시한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은 막말과 욕설을 통해서 지위를 얻고 그 자리를 계속 유지 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권력으로의 여행은 달콤하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어떻게 권력을 얻고 유지할 것인가를 제시했다. 권력은 자격을 요구하지 않고 권력의지, 야망만 있으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비윤리적인 막말의 정치학을 즐겨 사용하는 자는 곤란하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6/04/28 [18:41]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