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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시대와 '우분투(UBUNTU)'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5/11 [17:52]
70년 전 우리 선인들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대한민국을 끝없는 무한경쟁과 바쁨 속에 지친 20代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고,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서 떠나고 있다니 걱정이다. 이들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그리고 승자독식의 법칙이 작동하는 세렝게티(serengeti) 같은 경쟁사회와 자비(慈悲)도 휴머니티(humanity)도 없는 대한민국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다. 일부는 한국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는 나라가 됐으면 바람하고 있고, 언젠가는 한국을 바꾸러 돌아오겠다고 한다.

이는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출간 석 달만에 4쇄를 찍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방증(傍證)이 될만한 사건이다. 소설 속 주인공 '계나'는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다"면서 한국을 떠났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한국이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국민이 가장 불만족스러워 하는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성장률은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해 세계경제 부국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인들은 열심히 살아도 가난해졌다.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기회 자체가 워낙 협소해지다보니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청년들이 한국을 떠나게 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지금의 우리사회는 제도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정글처럼 치열한 생존경쟁이 여전하다. 어차피 경쟁은 '제로 섬(Zero Sum)'게임과 같다. 내가 더 가지게 되면 남이 덜 가지게 되는 구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의 지갑에 있는 돈을 내 지갑으로 옮기는 일'이라고 한다. 다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다는 말이다.

돈 벌기가 결코 녹록치 않은 경쟁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다. 한 개인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사회변화에 잘 적응하거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력의 범주 안에 미래예측능력도 반드시 포함시켜야만 한다. 미래는 불확실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길에서 차를 운전할 때 앞을 비추는 전조등 역할을 하는 것이 미래예측이다. 이와 함께 홍수처럼 범람하는 정보 중에서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고, 좋은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가려낼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미래를 읽는 사람과 못 읽는 사람,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누가 더 경쟁력이 있을까? 미래를 읽는 사람은 경쟁에서 살아남고, 못 읽는 사람은 뒤처진다. 미래예측능력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좇으라고 한다. 꿈, 돈, 행복, 성공 등 듣기만 해도 황홀한 것들을 손에 넣기 위해 더 열심히 좇아가라고 말한다. 그것을 손에 넣기만 하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최고가 되는 느낌일 것이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세상이 높이 평가하는 것을 좇는다고 진실로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미국의 가수이자 작곡가, 강연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셸 채플은 지금 좇는 것이 진짜 자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지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아프리카 부족의 아이들에게 푸짐한 과자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상품으로 내걸고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 그런데 서로 손을 잡고 나란히 골인지점에 도착한 아이들은 '우분투'라고 외치며 과자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우분투(UBUNTU)'란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을 가진 남아프리카의 반투(bantu)어로 '사람이 사람인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다'라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 하는 말이다. 그 아이들에게는 친구들이 경쟁자가 아닌 더불어 행복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승자독식과 무한경쟁 사회인 오늘날, 경쟁과 순위에 집착해서 남을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을 잡고 달린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모두가 모두를 위해서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우리사회도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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