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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時節因緣)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5/29 [14:37]
필자는 전설적인 느티나무가 있는 부산 동래 '명륜초등학교'를 다녔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중학교를 마치곤 서울로 유학(?)가는 통에 동문수학(同門修學)한 초등학교 친구들을 다 잊고 앞만 보고 살았었다. 1970년 졸업 이후 오랜 세월의 묻힘 속에서 우연한 기회에 기적 같은 만남이 있었고 지금은 이들과 대화하고, 얼굴 보느라 '친구 삼매경(三昧境)'에 빠졌다. 이것이 바로 시절인연(時節因緣)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교용어인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모든 마주침은 다 제 인연의 때가 있는 법이고, 인연에는 오고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나게 되고 피하려고 해도 만나게 된다는 건이다.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 공간적 연이 닿으면 만나게 되는 "生者必滅 去者必返 會者定離" 인 것이다.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시절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지천에 두고도 못 만날 수 있고, 아무리 싫다고 발버둥을 쳐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밖에 없다. 모든 마주침은 다 제 인연의 때가 있는 법이다.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 중에 하나가 사랑하는 친구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라고 한다.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을 때라는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난다.

좋은 친구 한 사람 만나는 것이 일생에 다시없는 축복이며, 행운이다. 좋은 친구는 지위가 높은 친구가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이며, 말이 통하는 친구다. 지위나 성공을 보고 찾아온 사람이 아니라 처음부터 꿈을 함께 하며, 미지의 먼 길을 같이 걸어가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좋은 친구는 서로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통하고, 함께 있으면 더욱 빛이 나고, 서로에게 행복을 만들어 준다.
어떤 사람이 여행 중에 점토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 흙덩어리에서 아주 좋은 향기가 풍겼다. 이상하게 생각한 여행객이 물었다. "아니 흙에서 어떻게 이렇게 좋은 향기가 날 수 있나요?" 흙덩이가 대답 했다. "내가 장미꽃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삶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향기를 풍길 수도, 썩은 냄새를 풍길 수도 있다. 인생의 여정 속에서 좋은 만남을 이어가는 것도 큰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를 만나고 자라면서 친구를 만나고, 성숙해 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도 달라지고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네 일생은 모두 다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들의 만남은 우연이요 헤어짐은 필연이다. 직장이나, 사회생활, 가족관계 및 친구관계는 물론이고 생과 죽음 또한 이의 연장선이라 하겠다.

나이 들면 꼭 필요한 5F는 fitness(건강), finance(돈), friend(친구), field(취미), fun(재미)이라고 한다. 친구 중에도 Best friend 란 'Belidve' 항상 서로를 믿고, 'enjoy' 같이 즐길 수 있고, 'smile' 바라만 봐도 웃을 수 있고, 'thanks' 서로에게 감사하며, 'feel'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respect' 서로를 존경하면서, 'idea' 떨어져 있어도 생각하고,'excuse'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need' 서로를 필요로 하고, 'develop' 서로의 장점을 개발해주는 사람이라고 하니 서로가 멋진 친구가 되도록 노력함이 절실하다.

가장 만나기 쉬운 것도 사람이다. 가장 얻기 쉬운 것도 사람이다. 하지만 가장 잃기 쉬운 것도 사람이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대체가 되지만,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똑같은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다. 어차피 인생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이요, 가위바위보 게임이다. 욕심은 과욕이다. 문득 법정스님의 '무소유', 천상병님의 '귀천'과 함께 유치환님의 '행복'이란 시가 생각난다.

우리는 잠시 이 세상에 소풍 나온 사람들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은 저마다 홀로 자기세계를 가꾸면서 공유하는 만남을 즐긴다. 특히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만의 생각과 노력으로 '운명적인 만남'을 만들어 간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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