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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마사(牛生馬死)가 주는 교훈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6/06 [16:58]
▲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편집부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새 2016년도 중반을 향하는 6월이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니 허탈한 느낌마저 든다. 뭐하고 보냈나? 하고 뒤를 돌아보기도 하지만 이렇게 머뭇머뭇하다가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의 강물에 익사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함께 허무함이 밀려온다.

이는 분명코 별로 한 일도 없이 시간만 보냈다는 회한(悔恨) 때문일 것이다. 인생의 미스터리 중 하나는 항상 바쁜데 그럴듯한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남보다 바쁘지만 인생은 늘 제자리라면 생산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주 커다란 저수지에 말과 소를 동시에 던지면 둘 다 헤엄쳐 나오는데 말이 헤엄치는 속도가 빨라서 소보다 두 정도의 빠른 속도로 땅으로 나온다고 한다. 말은 땅에서도 잘 달리는 것은 물론 물에서도 발휘하는 능력을 볼 때 재주가 많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특별한 상황에 닥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장마 때 몰아닥친 홍수로 강가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쓸려가는 그런 큰물에 소와 말이 동시에 빠지면 소는 살아나오는데 말은 익사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말은 자신이 수영을 잘하는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강한 물살이 자신을 떠밀면 그 물살을 이기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조금 전진할 수는 있지만 결국 그만큼 물살에 떠밀리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말은 제자리를 맴돌게 되고 결국 지쳐서 익사해 버린다는 것이다.

반면 소는 절대로 물살을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물살을 등지고 같이 떠내려가는 것을 선택하고 그렇게 한참을 떠내려가면서 조금씩 강가로, 또 한참을 떠내려가면서 강가로 이동한다. 이 방법으로 떠내려가다 보면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이 닿게 되고 결국 나오게 된다. 소보다 수영을 두 배 잘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수영에 재주가 없는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지게 된다는 이야기, 이것이 '우생마사(牛生馬死)'가 주는 교훈이다.

평소 바쁘기만 한 사람은 자신의 목적지를 잘 모르지만 생산적인 사람은 자신의 인생이 도달해야 할 종착점이 어디인지 안다. 생산적인 사람은 때로 목표가 너무 원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미심쩍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월이 쌓이면 생산적인 사람의 인생은 멀리 앞서 가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바쁜 사람은 모든 문을 열어놓고 생산적인 사람은 대부분의 문을 닫는다. 젊었을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좋다. 여행을 다니고 외국어를 배우며 대학원에 진학하고 다른 나라에서 한번쯤 살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생의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대부분의 가능성은 흘러 보내고 한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놀랄만한 잠재력을 갖고 태어났다. 20대 때 최고의 찬사는 잠재력이 많다는 것이다. 30대에도 잠재력이 많다는 칭찬은 그럭저럭 들어줄 만하다. 하지만 40대에도 잠재력이 많다는 얘길 듣는다면 이건 모욕적일 수 있다. 이젠 많은 잠재력 가운데 한두 가지에 집중해 성과를 보일 때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잠재력(潛在力)'이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에 숨어 있는 가능성(可能性)이다.

그리고 중요한 승부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부동심'(不動心)이다. 커다란 위기 상황에서 생사를 좌우하는 것도 부동심이므로 운동선수들은 해당 종목의 기술연마에 더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분야만 다를 뿐 경영자이건 직장인이건 이는 마찬가지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아무리 애써도 마냥 꼬일 때가 있다. 그렇다고 환경을 내 뜻대로 바꿀 수도 없다. 우리는 신(神)이 아니므로 세상의 일들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또한 어렵다. 결국 올바른 태도는 변화무쌍한 상황에 알맞게 대응하는 일일 것이다.

중요한 승부에 임하거나 커다란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는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홍수에 떠내려가는 '부동심의 소'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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