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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한국의 미래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8/29 [16:10]
▲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인류 역사상 1950년대 초 한국전쟁 이후 2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국이 이룩한 사회적 변혁보다 더 훌륭한 성공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국가 러시아도, 일본도, 독일도 한국전쟁 이후의 한국처럼 철저하게 파괴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국전쟁 이후 25년 만에 완전히 현대화된 새로운 한국이 등장하였다. 많은 빌딩이 세워지고, 거대한 조선소가 건설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장에서 활기차게 일했고, 대규모 종합대학도 설립되었다.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놓이고 국제공항도 들어섰다.


내가 알기로는 1950년대 초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당시의 한국은 주로 농업에 의존하는 조용한 나라였다. 그런데 불과 25년 후에는 빠르게 도시화되면서 농촌 인구가 많이 감소하였고, 지금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자들은 제철업과 조선업 등에서 세계적인 지위를 확보하면서 업계의 지도자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2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국은 황폐한 제3세계 국가에서 충분히 개발된 세계 수준의 경제국가로 스스로를 변모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한국을 변모시킨 이러한 전환의 속도는 전례가 없을 만큼 매우 빠르고 또한 극적이었다. 일본이 75년에 걸쳐 그리고 프랑스와 미국이 각각 200년과 125년에 걸쳐 이룩한 것을 한국은 불과 25년 만에 달성해 낸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또한 그것은 간과되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한국이 그 기간 동안 자국의 인적자원을 질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1950년의 한국 사람들은 문맹자는 아니었으나 교육받은 사람도 아니었다.


소위 일제시대에 일본은 한국의 고등 교육을, 특히 과학 및 기술과 직업교육을 철저하게 말살했었다. 의학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불과 25년 만에 교육 수준이 높고 업무 성취도가 탁월한 전문가와 경영자 등 많은 지식 근로자들을 양성해 낼 수 있었다. 실로 짧은 기간 동안에 이뤄낸 성과치고는 대단한 것이다. 이는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평가한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2차대전 후 인류가 이룩한 성과 중 가장 놀라운 기적은 한국의 경제발전이라는 결론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언급된 제철업과 조선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걱정이다. 아쉽게도 이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소재하는 산업수도 울산의 입장에선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내수와 수출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울산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사측과 노조 쌍방 간에 헤게모니(hegemony)싸움이 한창이다. 표면적으론 명분과 실리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필자의 눈에는 ‘쩐의 전쟁‘으로 보인다. 핵우산이라는 노조원 자격이 있는 동안 곶감만 빼먹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회사는 장기파업을 막고자 고육지책으로 올해 임협 최대 쟁점인 ‘임금피크제 확대’ 안건을 철회하고, 노조도 예년보다 적은 임금인상안을 수용하면서 노사 합의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로 이어졌다.


일전에 필자가 현대자동차에 갓 입사한 새내기들과 허심탄회하게 소주잔을 기울이면 울산과 한국의 미래를 논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한 “10년 후에도 내가 이 회사에 다닐지 의문입니다”라는 말이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결국은 한국과 울산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가 미래에는 존재하기가 싶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유를 물으니 한국 황제노조 및 귀족노조를 창시한 노동운동의 잘못이라는 이야기였다. 이들은 사회 불평등의 원인인 임금격차를 절대가치로 존중하고 사수하는 절대권력을 가진 세력으로 성장하여 근로자만의 이윤을 추구하니 결국은 소비자들도 언젠가는 외면한다는 논리였다.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은 간절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울산과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는 마음은 나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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