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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 우는 밤
 
류윤모 시인   기사입력  2016/09/29 [14:57]


그 놈의 밥이 뭐라고
자나 깨나 밥걱정
죽어서도 밥걱정
슬하에 올망졸망
아홉 동생을 두고
차마 눈도 못 감고
숨을 거둔 누이는
어린 동생들 눈에 밟혀
끝끝내
아홉 내를 못 건너고 
이승으로 돌아와
어두운 밤하늘에
납덩이같은  울음의
노둣돌을 놓는다
내 가슴팍이라도 딛고
건너 오이라는~
아홉 동생들에게
밥 지어 맥이려니
솥 작다고
늘 부엌 바닥에 주저앉아
치맛자락으로 눈물이나 훔치던
마음 약한 누이는 
줄줄이 어린 동생들 목 놓아 부르며 
앞산마루에 앉아 구슬피  운다
돌덩이 같은 근심으로
징검다리를 놓을 테니
내 피눈물로
돌다리를 놓을 테니
피가 질컥거리는
그 발자국만  딛고
조심조심
허공에 놓인 그 징검다리 따라
'얘들아 안심하고 이리 건너오이라'고
두 팔을 벌리고
소쩍~ 소쩍~

  


 

▲ 류윤모 시인    

솟작새, 귀촉도. 접동새 라고도 불리우는 소쩍새 우는  산촌의 밤은 이상스레 처연한 슬픔에 젖어들곤 했었다.
밤은 요요하고 소쩍새는 자꾸만 소쩍 소쩍 솥 적다고 울어 소년은 문득 김소월의 시가 떠올라 목이 메어 왔었다.
그 울음이 마치 여러 연년생 올망졸망 거느린 동생들 끼니가 걱정되어 우는 누이의 마음으로 짠하게 전해 져 왔었다.
 비로드 안감을 만지는 듯한 그 담자색 슬픔을 기나 긴 시간이 흐른 뒤, 도시의 밤하늘에 기대어 재해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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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29 [14:5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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