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공장 신축현장에서 규격 미달의 볼트가 사용된 물탱크가 붕괴하면서 15명의 사상자가 난 사고와 관련해 업체 관계자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판사 반병동)은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물탱크 제작업체 대표 길모(59)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기술팀장 박모(43)씨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법원은 또 물탱크 제작을 도급한 업체의 현장소장 김모(5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300만원을 명령했다.
물탱크 제작업체와 물탱크 제작을 도급한 업체에는 각각 벌금 5천만원이 선고됐다.
이날 재판부는 "규정에서 정한 고장력볼트가 아닌 일반볼트가 사용돼 사고가 난 점에 비춰볼 때 전체적인 공정을 감독해야 할 피고인들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사고가 난 이후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7월 울산 남구 여천동의 공장 신축현장에서 17m, 지름 10.5m의 대형 물탱크를 점검하다가 하단부가 파손되면서 붕괴돼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조사 결과, 대형 물탱크 제작에 사용돼야 하는 고장력볼트 대신 약 4천여개의 일반 및 규격 미달의 수입산 볼트가 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회사 관계자들은 사고 하루 전날 물탱크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도 보완작업 지시를 하지 않아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또 볼트 시험성적서 제출 등 제대로 된 검수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홍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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