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대세' 박성현(23·넵스)의 한해였다.

매년 KLPGA 무대에 새로운 별들이 쏟아졌지만 박성현의 올 시즌 활약은 감히 역대급이라 할 만하다.

2016년 시즌 KLPGA 투어는 총 33개 대회 중 단 3개 대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성현은 시즌 최다승(7승)과 상금왕(13억2622만원), 평균타수(69.55) 부문에서 사실상 1위를 굳혔다.

대상포인트 제도가 생긴 2000년 이후 3관왕을 차지한 선수들은 더러 있었지만 압도적인 성적을 남긴 선수는 2007년 신지애(28·쓰리본드), 2010년 이보미(27·노부타그룹), 2014년 김효주(21·롯데), 2015년 전인지(22·하이트진로) 정도다.

박성현의 올 시즌 성적은 역대 KLPGA 투어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당시 이들과 비교해도 확실히 눈에 띤다.

올 시즌 19개 대회에 출전해 7승을 쓸어 담은 박성현은 3승을 거두고 있는 고진영(22·넵스)보다 4승을 더 올렸다. 고진영이 남은 3개 대회 우승을 싹쓸이한다고 해도 역전이 불가능하다.

남은 3개 대회 중 이번주 열리는 혼마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는다. 2007년 신지애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인 9승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된 투어 상황을 감안할 때 7승은 그 이상의 가치로 평가된다. 황금기를 맞은 2014년과 2015년 3관왕을 차지했던 김효주와 전인지도 해당 시즌 우승은 5번이었다.

상금 순위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성현은 2014년 김효주가 세웠던 한 시즌 역대 최다상금인 12억800여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지난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3위를 하며 상금 6400만원을 추가해 13억2622만원으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앞으로 출전할 2개 대회에 성적에 따라 15억원 돌파 가능성도 있다.

평균타수기록도 1위를 넘어 역대 최저타수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박성현은 69.55타로 2위 고진영(70.43타)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특히 2006년 신지애가 세운 69.72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60대를 찍는 것은 물론, 역대 최저 기록도 넘보고 있다.

여기에 대상포인트에서도 1위 고진영(562점)에 불과 1점 뒤진 2위에 올라있다. 남은 대회 성적에 따라 1위 탈환도 가능하다. 다만 고진영이 3개 대회에 모두 나설 예정이어서 불리한 입장이다.

박성현의 올 시즌 기록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해외 투어를 병행하면서 세웠기 때문이다.

전체 30개 대회 중 19개 대회에만 나섰다. 고진영이 상대적으로 많은 25개 대회에 출전한 것과 비교하면 대상포인트나 상금 등을 쌓을 기회가 그 만큼 적었다.

박성현은 19개 대회 중 14차례나 '톱10'에 들었다. 1경기 기권을 제외하면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경우는 단 한번도 없다. 지난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20위를 기록한 것이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LPGA 투어에도 8차례 출전해 준우승을 포함 '톱10'에 5차례 성공했다. LPGA 상금 순위 40위 안에 들면서 2017시즌 LPGA 투어 풀시드도 확보했다.

이런 박성현에게도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메이저 타이틀이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는 18위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는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날 역전 우승을 내줬다.

박성현 개인적으로도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기에 메이저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지만 결국 올 시즌에는 인연을 맺지 못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