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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문양
 
김재범 도예가·자운도예연구소   기사입력  2016/11/27 [14:46]
▲ 김재범 도예가·자운도예연구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뉴스가 연일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필자의 시선을 끄는 신문 헤드라인이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부 상징체계 사업도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주도했다는 요지의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부분이다.
이러한 관심 이면에는 최 씨가 개입하였던 18대 대통령 취임식 때 엠블럼(emblem)도 태극을 모티브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태극무늬와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화합을 나타내면서 새 시대에 대한 국민의 역동성과 염원을 담아 상징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세간의 관심과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리라 짐작한다. 필자도 문양에 대한 공부는 늘 해오고 있는 분야라 더욱 눈여겨봤었다. 그리고 태극문양을 차용해 작품을 제작할 때 다양하게 활용해오고 있는 터라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런 일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문양은 우리의 민족정신 깊숙이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시계를 되돌려 10여 년 전으로 잠시 돌아 가보자. 2006년 7월 26일 당시 문화관광부는 대한민국 100대 민족문화상징을 발표한다. 민족상징, 강역 및 자연상징, 역사상징, 사회 및 생활상징, 신앙 및 사고상징, 언어 및 예술상징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6대 분야로 나누어 선정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100가지 문화상징에는 우리민족의 역사와 풍습, 유구한 전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 첫 번째가 민족상징에 무궁화와 태극기를 선정하였다.


우리민족은 무궁화를 고조선(古朝鮮) 이전부터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고, 신라(新羅)는 스스로를 무궁화 나라 ‘근화향(槿花鄕)’이라 불리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일 년에 100일 동안이나 피고 지고 또 피는 생장력의 은근과 끈기를 ‘무궁화’는 우리민족에 심어주고 있다. 민족상징 ‘태극기’는 19세기 말 처음 그려진 이래로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 꿈이라는 네 가지 의미와, 우주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담고 있다.
이러한 문양이 조형적 표현으로 나타난 것은 원시시대로부터 의사전달의 수단이 되었던 신성한 표시나 기호, 무늬나 그림문자의 시원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문양은 조형미술에서 미적표현의 3요소인 형체, 색조, 문양 가운데 하나다. 미적 볼거리를 위해 점이나 선, 색채를 도형과 같이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각적 대상으로서 미적추구심이 가장 뚜렷하게 반영된 것이다. 인류 문명의 발달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일은 질그릇의 발명과 그릇 표면에 문양을 새겨 상징성을 부여함으로써 장식미(裝飾美)에 눈을 뜨게 한 계기라고 한다. 한국미술사 정서에서 문양은 의식을 반영하거나 정신활동의 소산임과 동시에 창조적인 미술활동의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미켈(Mickel,W.J.)은 “사람의 눈이 비어있는 공간을 오랫동안 바라보게 되면 어느 한 점으로 중심을 찾아서 안정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때 지루함과 불안정감을 없애려고 공간을 메우려는 의도에서 무늬가 등장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주무늬와  부수적인 장식무늬로 구분되어 나타난다. 무늬도 식물문계, 동물문계, 운기문(불꽃무늬)계 등으로 다양해진다. 표현기법에서도 평면적인 표현(선조법, 면조법, 압찰법, 채묘법, 상감법)과 입체적인 기법(투조법, 원조법, 부조법)들이 사용된다. 고려시대에는 시문기법으로서 상감기법의 빼어난 예술성을 보여준다. 한국적인 풍취를 주제로 한 회화적 표현이 상감청자에 두드러지게 표현되며, 청동은입사 나전칠기 등에서 우리문화 풍류의 특성이 드러난다. 조선시대로 오면서 회화적 장식무늬가 그려지며 남송화풍의 영향으로 수묵화를 기본으로 하는 운치 있는 문인화풍의 의장무늬가 주류를 이루었다. 조선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자(卍字)무늬, 아자(亞字)무늬, 정자(井字)무늬, 전자(田字)무늬, 귀갑무늬, 사슬무늬, 금강저무늬, 각종 추상적인 무늬 등 ‘장생과 벽사’의 의미로 쓰인다. 우리의 문양요소는 아주 오랜 전통적 생활관념 속에서 복합적인 신앙의미를 지니면서 그 의장과 시문기법에 따라 변천하여 오늘에 전승되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소리 없는 문화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현재 한류는 심정지 상태에 놓여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사드배치 문제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의 영향으로 여러 한류 관련 사업들이 직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년 전 민족문화상징 선정당시 200개 넘는 후보를 놓고 고심하였다고 했다. 문화상징 후보가 많다는 것은 에너지가 그만큼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민족상징은 문화콘텐츠로서의 지향점을 제시함으로써 한류의 보루로서 상징화 작업이 문화 강국의 토대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되었다. 지금처럼 국가 간 성명전과 심리전이 고도화 되어가는 근간에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그리하여 우리민족의 삶의 보고를 다시금 발견하고 인문의 바다에서 미래의 진주를 찾아나서는 동기 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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