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섬김과 나눔의 자선행사 2題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2016/11/27 [14:48]
▲ 이금희 언약의 교회 담임목사    


 만추가경에 단풍을 즐기던 사람들은 뚝 떨어진 기온에 옷깃을 여미고, 길가의 행인은 총총 걸음으로 바삐 지나간다. 태화강에도 살얼음이 어는 이즈음 겨울철새들도 어김없이 날아들어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모두 다 두터운 외투를 꺼내 입고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고 주부들은 김장준비에 일손이 분주하며, 나무들은 마지막 잎새를 떨구고 있다.


국가의 기반을 뒤흔든 최순실 사태의 여파로 나라 안이 어수선하고, 온갖 매스컴에서 쏟아놓는 뉴스속보도 피로증후군에 시달릴 만큼 연이어진다. 필자는 안개에 갇힌 듯 미래의 전망이 불투명한 이때가 정말 위기일발의 아슬아슬한 순간이라 여겨진다. 우리 모두가 숙연한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고, 정말 신의 존재 앞에 겸허해져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때마침 한국생명사랑복지회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목사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세밑에 의미 있는 자선행사 현장 두 곳을 다녀왔다. 먼저 지난 22일 울산구치소 재소자 추수감사절 위문집회 현장을 찾았다. 월드컵이 열렸던 문수구장 뒤편으로 차를 몰아 울산구치소에 도착했다. 미리 와 있는 위문공연 참석자들과 인사를 건네며 보안관계자들에게 신분증과 휴대폰을 맡기고 30여 명의 일행들은 2층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구치소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인생에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더딜지라도 기회의 문을 긍정과 소망과 사랑으로 열어야 한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부정직한 방법과 악감정으로 기회의 문 손잡이를 잡았다면 필연적으로 후회하며 땅을 치게 된다.


어느 분이 기타반주에 맞춰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다. 그날은 약간 흐린 날씨였는데 대강당 유리창에 덧댄 창살에 햇살이 비취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공연의 끝 무렵 굳어있던 재소자들의 얼굴엔 미소가 깃들고 기분 좋은 표정이 역력했다. 나눔과 섬김의 작은 자선행위가 소외된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느끼는 보람된 순간이었다.


지난 24일에는 태화로터리 부근에 있는 드림요양병원에서 추수감사절 환우 위문집회가 열렸다. 1층 로비에 연로한 어르신들 20여 명이 모여들었고, 구치소 위문집회에 함께 했던 대부분의 봉사자들은 이곳에도 동참했다. 예쁜 한복 차림으로 음악의 선율에 맞춰 빙글빙글 돌며 부채춤을 추고, 장고 춤을 추자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80세의 장로님이 부는 하모니카 연주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무대를 즐겼다.


필자가 구치소와 요양병원을 찾아가며 느꼈던 소회는 평소에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누렸던 평범한 것들이 그 분들에게는 아주 귀하고 소중한 문제라는 것이다. 가령 구치소에는 죄를 지은 이유로 격리되고 차단된다. 자율이 아닌 타율에 의한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되고, 명령에 따라야 한다. 일정기간 수감을 하는 동안 외출금지와 면회가 제한된다. 이것은 인지상정에 반하는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작은 위문집회라도 그들은 그것을 고마워하는 것이다.


요양병원의 어르신들도 “젊었을 때는 철새처럼 이곳저곳 날아다녔고, 가족부양을 위해 소처럼 우직하게 일했고, 삶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사자처럼 포효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찾아와 위로하며 손잡아 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며 미소 지으며 악수를 건넨다. 아직 따스한 그 분들을 격려하는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6/11/27 [14:48]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