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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류위자 외솔중 교장   기사입력  2016/11/28 [14:42]
▲ 류위자 외솔중 교장    

 

2016년에 읽은 책 중 두 번째로 아름다운 책, 배움과 깨달음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프레드 러시킨이 쓴  ‘용서’이다. 저자 프레드 러시킨은 상담심리학자로 유명하다. 미국 스텐포드대를 졸업한 건강심리학 박사인데 특히 용서를 깊이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용서가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용서란 나를 상처 입힌 사람의 무도한 행위를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자유롭게 흘러가도록 놓아주고, 현재를 치유하기 위해 내가 내린 선택, 그것이 바로 용서라고 그는 정의하고 있다. 책 내용을 보면 상처의 핵심에는 다음과 같은 단순한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났을 경우다.

 

역설적으로 절실하게 원하는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마음에 울화나 적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또 다른 경우를 들자면 인생이 어느 부분에서 우리가 전혀 예상치 않았던 쪽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꿀 때에도 울화가 발생할 수 있다. 저자는 살면서 겪은 아픈 일을 생각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어떤 일에 골몰하는 것은 그 일에 우리를 지배할 힘을 부여하는 셈이 된다. ‘무엇을 기억하는가’, ‘어떤 일에 집중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텔레비전 채널을 바꾸는 것과 똑 같은 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울화방송을 보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 세상이 온통 울화로 차 있는 것으로 보이기 십상이겠지만, 만약 용서방송으로 채널을 돌린다면 세상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아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울화의 다음 단계는 ‘탓 돌리기 게임’이다. 누군가에게 우리 문제의 원인을 미룸으로써 탓 돌리기 게임이 진행된다. 그런데 이 게임이 갖는 심각한 단점이 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면 해결책 역시 외부에서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우리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면 우리는 과거에 잡혀있게 되고 따라서 그 고통을 연장시킨다. 불행하게도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그만큼 우리가 치유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우리는 잘 모를 때가 많다. 언젠가 받은 상처에 생각이 이르면 우리 몸은 마치 위험에 처한 듯 반응한다. ‘맞서 싸우느냐, 도주하느냐’라는 반응이 우리 몸에 즉시 떠오르는 것이다. 이때 몸에서 방출되는 화학성분은 공격에 맞서 싸우든가 아니면 도주하든가 함으로써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성분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자포 자기하거나 기만당한 일에 집착하여 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야말로 울화를 이겨내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스스로 매우 기분 나쁜 상태에 있음을 마음과 몸으로 끊임없이 기억하면서 무력감이 생긴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보호반응을 우리를 공격한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면 그것은 우리의 큰 실수다.

 

용서는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힘을 되찾게 해준다. 그들의 공격을 우리가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리고 탓 돌리기를 함으로써 우리가 그들에게 넘겨주었던 바로 그 힘 말이다. 그래서 용서할 수 있는 준비로서 필수적인 3가지 기본 조건이 있다. 첫째 발생한 일에 대한 나의 느낌을 정확히 알 것, 두 번째 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나에게 상처를 냈는지 분명히 의식할 것, 그리고 끝으로 나의 체험에 대해, 최소한 한두 명의 믿을만한 사람과 얘기해 볼 것 등이다. 이 3가지 조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즉 어떤 마음의 상처가 자기하고만 관계된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 자기 느낌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려고 마음먹을 때, 지나온 이야기를 하면서 피해자가 아니라 씩씩한 주인공으로 자신을 그려낼 수 있을 때 우리 마음 안에 들어서는 것은 용서이다.

 

용서란 다른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을 위한 행위이다. 상대를 용서하고 다시 관계를 맺든, 일단 용서한 후 상처 입힌 그 사람과 다시 만나지 않던, 당신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용서를 통해 우리가 얻는 가장 큰 유익은 바로 ‘이제 더 이상 과거에 희생되지 않는다’고 우리 스스로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과거가 현재를 가두는 감옥 이어서는 안 된다. 과거를 바꿀 수 없으므로,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과거의 아픈 기억을 해소할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용서는 과거를 받아들이면서도 미래를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감옥 문의 열쇠를 우리 손에 쥐여 준다. 용서하고 나면 두려워할 일이 적어진다. 용서는 희망이나 연민, 감사 같은 다른 긍정적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본연의 정서다. 이런 정서는 우리 개인의 아주 깊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다. 다른 많은 일들과 꼭 같이,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이들 역시 연습을 필요로 한다. 이 긍정적 감정들은 연습하면 할수록 강력해지고 되풀이하기도 그 만큼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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