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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의 필사
 
이성웅 시인   기사입력  2016/11/28 [14:45]

 

선암 수변공원의 눈 덮인 언덕위로
손 떨림 없이 정교하게 찍어간
오리 떼의 手記를 읽는다


언덕에서 호수로 지워진 행간 위로
촘촘하게 점자로 찍어 간
혼신의 필력,숙련공이다


필적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얼어붙어 놀이터를 찾지 못했는지
긴 목의 각도를 ?표로 세우고
꽥꽥거리고 뱅뱅 돌며
지우고 또 하얗게 서 내려 간다

 

아직도 열리지 않는 시안에
의문표를 찍으며
시 밖에 서성이는 내 모습 같다


어느 눈발로 찾아 왔는지
저녁 오리 탕에서 나온 다리
헛 구역질이 난다


풀어진 필사를 삼키는 동안
내 울대 속에 활자를 찍었나

 


  

▲ 이성웅 시인    


울산 도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는 선암 수변공원일 것이다.
맨 처음 이 수변공원을 들러보고 너무나 아름다워 놀라기도 했다.
특히 주말 짜투리 시간에 솔마루길을 지나 수변공원으로 내려오면 다양한 공연에 푹 빠져 보기도 하고 오리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눈덮힌 겨울의 수변공원은 한 폭의 동양화다.
평소 즐겨 헤엄쳐 다니던 놀이터가 없어졌으니 오리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얼음이 얼고 그 위에 눈이 쌓여 낯설은 풍경에 꽥꽥 소리를 지르며 제자리를 뱅뱅 돌고 있는 모습이 마치 아직 미숙한 시안에 허덕이는
내 모습 흡사 닮았다는 생각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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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28 [14: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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