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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족과 캥거루족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12/26 [15:16]
▲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최순실 딸 특혜 논란으로 이화여대는 풍비박산이 났고 당사자인 정유라는 졸지에 중학교 졸업신분으로 강등됐다. 이는 ‘헬리콥터 모녀’의 농단이 가져 온 순리였고 헬리콥터 모녀의 ‘피눈물’이고 ‘주홍 글씨’라 생각된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보편적인 신념과 가치가 붕괴되며 허탈감과 분노, 상실감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에 증진하는 학생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국정농단 사태 직후 수능을 바로 앞뒀던 수험생들이 노력·성실 등의 가치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희망과 대안을 찾지 못해 절망과 우울함에 빠지는 ‘순실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특히,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 경제난으로 인한 황혼육아 증가, 국정농단 사태까지 올 한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교육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각종 신조어들과 함께 헬리콥터족과 캥거루족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조부모가 육아와 교육을 맡는 이른바 ‘황혼육아’가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이와 관련한 신조어도 크게 늘었다. 육아를 전담하는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를 일컫는 말인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가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날로 높아져만 가는 취업난 속에 관련 신조어들은 매년 끊이지 않고 새롭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열정페이’ 관행으로 인해 인턴과 연관된 신조어들이 많은데, 정규직 전환으로 알고 인턴을 시작했지만 근무 후에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는 인턴을 가리켜 ‘티슈처럼 쓰고 버려진다’는 의미로 ‘티슈인턴’이라고 부른다. 또한 앞길이 창창한 ‘금수저’처럼 빽이 없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의 알짜인턴을 일컫는 ‘금턴’이란 말도 사용되고 있다.


반면, 취업을 했지만 여전히 힘든 2030세대도 있다.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도 여전히 많지만, 취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신(新)캥거루족’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비슷한 말로 ‘돌아가다(return)’와 ‘캥거루족’의 합성어인 ‘리터루족’은 결혼 후 새 가정을 꾸려 독립했다가 전세난과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어렵게 취업의 장벽을 넘었지만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2030 세대들의 슬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캥거루족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자녀들’을 일컫는 말이고 헬리콥터족은 ‘항상 자녀의 곁을 빙빙 맴돌면서 간섭을 멈추지 않는 부모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들은 모두 한국에서 사용되는 말이지만 트윅스터(twixter, 미국), 키퍼스(kippers,영국), 탕기(tanguy,프랑스)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게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오래 전에 본 KBS ‘캥거루 아이와 헬리콥터 부모’ 중에 재미있는 실험 장면이 나왔는데, 한국과 미국의 모자 간 놀이 장면을 비교한 것이었다. 그림 놀이의 경우 미국 어머니는 자식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것을 관찰하거나 아이가 묻는 것에 대답을 할 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비해서, 한국 어머니의 경우 대부분의 그림을 직접 그려주고, 아이는 눈치를 보며 조그마한 그림을 그리거나 어머니에게 무언가 그려주길 요구하였다. 나중에 결과로 나온 그림을 비교하였을 때 미국 아이의 경우 많이 어설프지만 한국 아이의 것은 세밀하고 그럴듯했지만 누가보아도 아이의 그림으론 여겨지지 않았다.


아직 결론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교육 방식의 차이가 지금의  정유라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엄마와 딸, 그 둘은 영원한 애증의 수레바퀴였다. 
캥거루 아이와 헬리콥터 부모. 그것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네 가정은 대부분 그러하다. 과잉된 가족 사랑이 때론 지독한 병마를 이겨내는 기적도 일으키지만, 물의와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는 최순실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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