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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방담 ]광역시승격20주년울산
정유년의발전적미래청사진그리다
 
정리 김영란 기자사진 /김생종 기자   기사입력  2017/01/01 [17:42]

 


지난 50년 동안 이어진 국가 발전과 비례해 파생된 저해 요소들이 그 동안 우리 사회에 누적돼 왔다. 그러나 ‘성장 파이’에 가려 그런 잠재적 문제들이 지금까지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나라를 혼란에 빠트린 ‘최순실 게이트’도 그 중 하나다. 쌓이고 쌓인 과거의 오류들이 현재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연장선에서 볼 때 ‘산업수도’ 울산도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털어내지 않으면 도시의 위상과 품격을 더 이상 높일 수 없다. 울산시의 미래를 위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지난 오류를 살피고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참석자 :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욱 법률사무소 정성 대표 변호사
       신영조 논설위원 칼럼니스트
       노동식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
       서진길 울산예총 고문
       정종식 편집국장

 

-그동안 물 아래 쌓여 있던 오니가 물위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수면 아래 깔려 있던 문제부터 짚어보자.


이: 울산이 수출 1천억 달러 도시라고 자부하지만 그건 대기업이 이룬 것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울산만의 경제가 없다. 지금은 국가가 아니라 도시단위가 경쟁력의 중심에 있다. 도쿄, 싱가폴 등이 좋은 예다. 울산에 있는 현대 기업들이 울산시와 연결돼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현대 자동차, 현대중공업은 동구지역에서 자기들끼리 생산하고 소비하며 살아간다. 한 마디로 말해 도시 안에 별개의 조직이 있는 셈이다. 도시 통합에 큰 걸림돌이다.


김: 글로벌 시대에는 개방이 필수적이다. 물론 개방정책을 펴면 부수적인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을 두려워하면 세계 경쟁력에서 뒤 진다. 지금은 국경, 민족, 언어를 초월해야 하는 시대다. 울산도 적극적인 개방 정책을 펴야 한다. 싱가폴이 좋은 예다. 싱가폴은 규제가 많은 도시지만 가는 곳마다 카지노가 즐비하다. 개방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도시지만 아시아의 중심지가 돼가고 있다.


서: 개방에 동의한다. 그러나 외부 못지않게 내부의 개방도 필요하다. 울산 전체 120만 인구 가운데 토박이는 15만명도 채 안 되는 데 이들이 지역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거의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니 나머지 사람들이 정주 의식을 갖겠는가.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들이 시민의식을 가질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 혁신도시 인구 유입을 위해 임직원가족을 관광시켜 주는 정도로는 안 된다.

 

▲ 김상욱 법률사무소 정성 대표 변호사    


-도시 성장의 그늘에 가려 산업의 문제점들이 드러나지 않았다.


노: 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지 않은 것이 도시 침체를 부추겼다. 현대 중공업은 2010년에 22조 매출에 순이익 3조 5천억원을 기록했다. 그때 지금에 대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산업의 다각화를 진작 서둘렀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 기업 자체가 울산을 영주지역으로 보지 않고 이익지역으로만 봤다.


이: 울산은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에 너무 치우쳐 있다. 그럴 경우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지금 울산이 그런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된 산업발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선업이 사양사업으로 기울면 항만 물류산업이 이를 보충해 주는 식이다. 울산이 현재 다른 신 성장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으나 기존 산업의 연장선이다. 그 보다는 다른 차원의 산업이 필요하다.


신: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대기업의 동반성장이 없다. 또 중소기업 업종이 3대 주력산업에 너무 치중돼 있어 다양성이 없다. 그러다보니 대기업 한곳이 흔들리면 지역 중소기업 전체가 비틀거린다. 부산은 업종이 다양해 중소기업이 넘쳐 난다. 편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업종들의 본사를 울산에 유치해야한다.

▲ 신영조 논설위원 칼럼니스트    



-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논의해 보자. 


신: 지역 정치가 침체 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지역 정치인들이 후진들을 위해 길을 터주는 관용이l 부족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자세를 버려야 한다. 그런데 말로만 고치겠다며 버텨온 지가 수십년 째다. 지금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도시 통합도 도시의 고도화도 어렵다. 정치가 경제 사회 문화와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다. 울산시민을 위한다면 정치도 색깔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가 없다. 


이: 금융 서비스 산업도 뒤쳐져 있다. 울산은 왜 은행을 만들지 않나?
울산에 있는 경남은행은 예탁금을 받아 대부분 창원, 거제로 가져간다. 예를 들어 울산 중소기업과 항원 중소기업이 동시에 융자를 신청했을 때 돈이 어디로 갈 것 같은가.


신: 금융 서비스가 침체돼 있는 것은 상당부분 지역 기업인들의 의지 부족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처음 시작할 때 자본금이 미약했다. 그런데 지금 잘 나고 있지 않나. 지역상공인들이 협력하면 울산도 은행을 만들 수 있다.

▲ 노동식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    



-문화도 문제점이 많다.


서: 1962년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문화가 뒤로 밀리는 현상이 이어져왔다. 당시 국가가 경제개발을 주도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치자. 그러나 지금은 단체장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 광역시에 국립박물관과 국립대학교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울산에 국립박물관이 없어서 울산 문화재가 김해, 창원 등으로 나가 있고 가져올 수가 없다.


이: 그 동안 공무원들이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무관심 했다.


서: 울산 문화예술회관에 있는 전문 인력들 중 울산 출신이 없다고 한다. 외부에서 전문 인력들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인데 이들이 울산에 정착하겠나. 우선 이들을 뒷받침해 줄 재정적 지원이 부족하다. 모든 것을 기득권층의 선호에 맞춰야 한다. 그들이 예산을 움켜쥐고 있으니 전문 인력들의 전문성이 무시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얼마간 머물다 떠난다.


김: 울산은 시민 문화 정서가 가지각색이다. 다양성을 살려야 하는데 울산 것이 아니면 배격하려는 경향이 짙다. 문화도 개방돼야 한다. 120만명이 사는 도시에 어떻게 50년 전의 문화만 존재할 수 있겠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 화합해서 여러 가지 문화를 살려내면 외지인들이 울산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 서진길 울산예총 고문    



-다른 문제들도 짚어 달라.


신: 울산은 정치권에서 청출어람이 불가능하다. 이유는 정치인들이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진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정의가 없다. 조금만 성장 가능성이보이면 어떻게든 잘라 버리려 한다. 새로운 피 수혈이란 건 말 뿐이다.


이: 기득권들이 수십년 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진세력들이 성장할 수가 없다. 그러다가 현재 상황이 오질 않았나. 시민들은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데 사람이 없다. 인적 요소가 바뀌어야한다.


신: 인물이 없는 건 아니다. 찾아보면 인물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도시를 위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물이 별로 없다.


서: 지난 50~60년대 울산도 야당이 강했다. 그런데 80년대에서 이런 맥이 끊어졌다. 90년대 이후 능력있는 정치 지망생들이 여럿 나타났지만 그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200년대 이후는 유권자들로부터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을 받았다. 지금 중앙권력의 혼란성을 울산에 연결해 보면 된다.


노: 사회복지도 미진하다. 울산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약 5천명이다. 그런데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1천 500여명 정도다. 게다가 복지사의 90퍼센트가 여성이다. 그들은 다른 직장인에 비해 임금이 70~80퍼센트 밖에 안 된다. 다른 여성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여건에서 누가 여기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겠나.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


김: 2017년은 울산의 중요한 해이다. 지금까지의 도시 성장이 뒤죽박죽인 측면도 없지 않으나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면 재도약이 가능하다. 이미 밑바탕은 마련돼 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위기지만 긍정적 요소들을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과거와 다른 경제 모습이 필요하다. 도시가 경제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최소 인구 200만은 돼야 하는데 울산과 경주, 포항을 융합해야한다는 주장은 내가 제일 먼저 내 놨다.  ‘해오름 동맹’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세 지역이 융합된 인구를 경계 구분 없이 활용하면 된다. 울산에 은행이 없어서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자본을 활용할 수 없다. 가칭 ‘울산 은행’ 설립을 제안한다. 


서: 기업이 중심에 서서 주도적으로 문화 재창출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흘러가면 울산광역시의 문화 발전은 요원하다. 세계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


노: 시민의 의식개혁이 중요하다. 공동체를 한 곳으로 모으는 작업이 곧 진행돼야 한다. 올해 울산은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다. 성년이 되는 셈인데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시민 정신이 필요하다.
신: 울산시와 시민과 경제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나타나야한다. 중앙정치가 혼란 상황에 빠져 지역 현안과 지장경제가 공중에 붕 떠 있다. 특히 지역경제가 정치판에 좌우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리 김영란 기자
사진 김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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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01 [17:4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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