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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가 넘쳐나는 세상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1/10 [16:13]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맥주와 라면 값 인상, 그리고 AI에 직격탄을 맞은 계란 값 폭등에 이어 매일 식탁에 오르는 채소와 과일값이 올랐다. 정국의 불안정을 틈탄 중국 불법어선의 횡포로 수산물 가격도 오르다 보니 농축수산물의 총체적인 가격인상 도미노현상이 나타났다.


이렇듯 밥상물가는 폭등하지만 소비자의 얼어붙은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설상가상 지역별로 나타나는 종량제 봉투 값 인상, 시내버스 요금 인상 등 공공성 생필품 가격도 이를 거든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1% 올랐다지만 밥상물가는 6년 만에 최고치다. 서민들의 즐겨 찾는 식당, 주점가 및 꽃집은 십자포화를 맞아 비틀 거린지 오래다. 


이와 함께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신호탄으로 정치권과 행정부가 또다시 심하게 흔들리자 ‘트라우마’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나는 왜 취업을 못하여 결혼을 못하는지, 나는 왜 승진이 되지 않아 내집 마련이 어려운지 등 모든 불만이 폭발중이다. ‘트라우마(trauma)’란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난 ‘흙수저’란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헬조선’이란 비애국적 신조어가 난무했다. 그런 와중에 최순실 사건이 터지다보니 아무도 못 믿겠다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억지도 있지만 이를 기회로 삼은 일부 정치권과 특종에 함몰된 종편채널이 한 몫 하였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차라리 거짓말이었으면 좋을법한 이야기까지 의혹의 대상이다. 물론 박대통령의 신년 기자 간담회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듯하여 일면 다행스럽다. 지난 토요일에도 11차집회와 맞불집회란 낭비성(浪費性) 기(氣)싸움이 전개되었다. 필자가 누차 이야기한 매몰비용과 기회비용이 걱정이다. 이건 어떻게 보면 일종의 세파(世波)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지만 걱정이다.


정치는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데 적어도 올해는 그렇지 못한듯하여 유감이다.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라면 20대 국회의 평가는 F학점이다. 물론 최순실게이트로 보수가 무너지고, 분열된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정치권이지만 지방정치도 유사한 궤를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관행은 지방에서도 다반사(茶飯事)다.


이처럼 변화를 거부한 기득권의 갑질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결국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의 여의도정치와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갑질정치는 지양(止揚)되어야만 한다. 지역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고민하는 소통정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 선배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급급하여 산업화에만 몰두 했었고, 다음세대들은 민주화 투쟁에 올인 했었다. 지금은 청년세대들의 문제는 취업도 문제지만 복지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은 중앙이나 지방정치권에서 알아야만 한다. 출발이 다른 문제,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다. 자산의 불공정을 떠난 사회적인 형평성에도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 경주지진 및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대한민국의 지축이 흔들렸다. 필자에겐 거짓말 같은 한해로 기억된다. 대한민국 헌정사와 대한민국인의 자존심을 짓밟아 버렸다.


하지만 순우리말에 ‘끄트머리’라는 희망적인  단어가 있다. ‘끄트머리’의 사전적인 의미는 첫째, '‘끝’이 되는 부분'이고, 둘째, ‘일의 실마리’라는 뜻이다. 참 신기하게도 끝과 시작이 함께 공존하는 단어임이 분명하다. 이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옛 우리 선조들은 끝을 끝으로 보지 않고 또 다른 시작으로 보았던 것이다.


새벽을 알리는 상스러운 새가 닭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순 없다. 2017년엔 또 다른 선택, 대선이 있다. 부디 새로운 마음으로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제발 거짓말 없는 세상이면 좋겠다. 국민의 단합을 가져다주고 잔잔한 설레임을 전해주는 불세출(不世出)의 영웅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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