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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와 과시, 그리고 과신의 오류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1/22 [14:53]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김기춘 前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현직 장관이 구속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국정농단 핵심인 최순실이 사업파트너인 고영호를 무시한 것 최순실의 과시, 박대통령의 과신이 근저에 있다.
가까이에서 집사역할을 하였던 운전기사와 가정부도 ‘강남아줌마’의 민낯을 들추는데 한몫을 하였다. 이들 역시 최순실에게 무시 받았던 사람들이다. 이처럼 ‘무시’와 ‘과시’의 반복으로 발생하는 속칭 ‘갑질’은 엉청 난 후유증을 가져 온다. 보통은 ‘배신’으로 나타나지만 ‘의리’로 나타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무시(無視)’는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함 또는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김을 말하며, 경시, 멸시 등을 이르는 말이다. 호텔이나 백화점에 소형차를 가지고 가면 받는 부당한 대우가 이에 해당한다. ‘과시(誇示)’는 자랑하여 보임 또는 사실보다 크게 나타내어 보임을 의미하며 과장, 자만의 뜻도 가지고 있다. 이는 조폭세계의 종사자들이 하나같이 검정 대형차량을 이용하는 것에서 답을 찾는다.


‘과신(過信)’은 지나치게 믿음을 의미한다. 애시당초 잘못 된 만남의 최순실은 책사는 고사하고 조언자조차 ‘깜냥’이 안 되는 인물이다. 그런 자를 대통령 측근에 두고 과신하다보니 시대적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흐름을 만들고 개인적인 사욕을 챙긴 것이다.


대다수 인간의 특성이라지만, 전문가와 보통 사람 가운데 누가 더 과신 효과에 빠지기 쉬울까? 정말로 놀라운 것은 전문가들이 비전문가들보다 더 심하게 과신 효과에 빠진다는 것이다. 경제학 교수라고 해도 앞으로 5년 동안의 석유 가격을 예측해달라고 하면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과 마찬가지로 틀린다. 다만 그는 엄청나게 자신을 과신하면서 틀린다. 이것이 ‘과신의 오류’다. 박대통령도 대중에게 이미 알려진 정보나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의해서 전달되는 정보보다는, 자신이 사적으로 취득한 정보에 더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번 사건은 자격도 없고 애국심도 없는 사람들이 장관하고 수석 한 탓이다. 이들은 ‘집사장관’이고 ‘집사수석’이었다. 물론 ‘배신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박대통령의 탄력성 부재가 단초가 된듯하다. 이러다보니 대통령의 의중은 상관없이 곡해된 충성파 장관과 수석들의 일탈이 있지 않았나는 생각이다.


박대통령의 직무정지가 지속되는 탄핵정국인지라 단숨에 행정부의 신뢰회복과 복원력은 힘들어 보인다. 아슬아슬한 작금의 국정공백은 ‘달리는 자전거’ 형국이다. 폐달을 밟지 않으면 곧 넘어질 지경이다. 형사소송절차를 준용하는 탄핵심판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위기 대응능력이다. 필자의 눈에는 ‘히든 카드’로 보인다.


살면서 어려운 시련에 봉착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여러 모습이다. 가끔은 천사가 악마로 위장해서 시험하고, 혹은 악마가 천사로 위장해서 시험한다. 그러므로 시련에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 것이며, 분에 넘치는 일이 다가오면 혹시 다른 위기가 없는지 겸허하게 살펴야 한다.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사람이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실수 할 수도 있고, 실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거듭하면 실수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이며 동시에 본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통상적으로 과시의 끝은 ‘무시’로 나타난다. 힘으로, 권력으로, 지식으로, 재능으로, 능력으로, 재력으로 과시하는 부류가 우리 주위엔 너무나 많다. 이러하듯 무엇으로 과시를 하면 그 마지막엔 과시한 것 보다 훨씬 강한 무시를 당할 수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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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22 [14:5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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