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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졸혼(卒婚)과 해혼(解婚)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7/01/31 [14:39]

 

▲  하 송 시인

일본에서는 ‘소쓰콘(そつこん)’이 유행입니다. 소쓰콘은 한국어로 졸혼(卒婚), 즉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입니다. 2004년 일본에서 출간된 ‘졸혼을 권함’이란 책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졸혼이란 혼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념입니다.

 

결혼제도의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서로 떨어져 살지만, 좋은 감정을 갖고 주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갑니다. 즉, 이혼을 하지 않고 부부간의 혼인 관계는 유지하면서 각자 자기 삶을 사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형태의 결혼 생활이 이제 이웃 나라의 이색 풍경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이와 비슷한 형태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졸혼, 해혼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에서 다뤄졌습니다. 졸혼과 해혼은 어떻게 다를까요? ‘졸혼(卒婚)’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로 이혼과 달리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한 채 부부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개념으로, 일본에서 유행하는 풍속입니다.


또한 ‘해혼(解婚)’은 자녀들이 출가하면 부부가 권리와 의무는 덜어버리고 한 집에 살면서 사이좋게 사는 것으로 인도의 풍습입니다. 간디도 37살에 해혼식을 올리고 수행길에 나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10년 뒤에는 결혼보다 사실혼(동거)이 보편적으로 성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고소득일수록 법적 혼인 관계를 유지한 채 부부가 각자 삶을 살아가는 졸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혼정보회사와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미혼 남녀 1000명을 조사한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를 25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10년 후 가장 보편적으로 성행할 혼인의 모습’으로 전체 응답자의 46.9%가 동거를 골랐습니다. 결혼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은 33.9%였다. ‘졸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여성 과 고소득 집단이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72세인 모 배우가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방송에서 조심스럽게 '졸혼'을 고백하고 나서였습니다.


방송 다음 날 젊은 여성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련 글이 쏟아졌습니다. ‘방송 보면서 남편이랑 20년 뒤엔 졸혼을 하자고 약속했어요. 애들 결혼시킨 뒤엔 따로 지내면서 연애하듯 살자고요.’ ‘꿈꿔왔던 제도예요! 힘들게 이혼 안 하고도 따로 살고 필요할 때 서로 도움 주고받고 괜찮네요’


직장 생활에 살림과 육아까지 도맡는 여성들이 특히 열렬히 반응하고 있습니다. 졸혼은 개인이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현재의 결혼 제도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조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졸혼할 의향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요즘 젊은 세대에 자리 잡은 ‘혼밥’ ‘혼술’ 같은 유행과도 무관하지 않게 보입니다. 가족과 부대끼는 생활을 힘겨워하는 젊은이들의 개인주의 경향으로도 보입니다.


졸혼이란 말이 없었을 뿐 사실 '졸혼 부부'는 이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쇼윈도 부부’입니다. 현재 졸혼 상태에 있는 중년 부부들은 이혼 직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적·심리적으로 부담이 큰 황혼이혼 대신에 졸혼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별 문제가 없는 부부가 더 행복하기 위해서 졸혼을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졸혼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이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졸혼이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간섭과 지나친 잔소리를 자제하고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면 졸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서로 인정해 주고 지지해 준다면 굳이 졸혼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은 ‘부부는 노년에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이라며 ‘적절히 밀고 당기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불편 끼치지 않고 자기 생활을 해나갈 능력을 갖춘다면 졸혼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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