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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난 니꺼야 데려가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7/03/07 [15:37]
▲   하 송 시인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양이와 한 집에 살게 된 것입니다. 아들 친구가 사정이 생겨서 고양이를 2개월만 맡아서 키워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혼자 알아서 잘 돌보겠다며 구체적으로 실천할 계획을 펼쳐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방안에서 고양이를 키운다는 말에 가족 모두 심란했지만, 특히 남편은 기겁을 했습니다.


고양이 몸에서 빠지는 털이 얼마나 건강에 안 좋으며, 아기 울음소리를 닮은 고양이 울음소리도 밤에 들으면 괴기스러울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거기에 큰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되었는데 정리정돈을 중시하는 남편이 가장 겁내는 부분이었습니다.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살림살이를 뒤집어놓으면 어떻게 감당을 하냐는 것이었습니다.


반대가 심할수록 아들은 간곡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친구가 너무 절박한 상황이라서 안 도와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 고양이가 아직 6개월밖에 안 되었으며, 아들은 자주 봐서 친밀한 관계이지만, 다른 낯선 곳에서는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급기야는 동정심에 호소하며 가족들을 차례로 한 명씩 설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렸을 때 검은고양이가 출연하는 공포 영화를 본 기억이 트라우마로 작용해서인지 고양이가 무서워서 선뜻 내키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친구와 고양이를 위하는 아들의 따뜻한 마음과, 어디로 갈지 몰라서 불안에 떨 고양이 사정이 딱해서 아들과 함께 남편 설득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러기를 며칠, 드디어 찜찜해 하면서 남편도 마지못해 허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도 없이 하더니, 갑자기 고양이가 도착하기 며칠 전부터 집으로 택배가 줄을 이어서 도착했습니다.


‘난 니꺼야 데려가.’
택배 박스에 크게 적혀 있는 이 문구를 무심결에 읽는 순간, 고양이 관련 물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가슴이 찡~ 해오면서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서 자주 접하던 일이 파노라마로 지나갔습니다.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어리고 귀여운 개와 고양이를 입양해서 키우다가 성장해서 크게 되면, 길에 버리는 사태가 큰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경제적인 부담감과, 덩치가 커진 동물에 대한 거부감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유기견수가 급속하게 발생하는데 해마다 숫자가 20%이상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여름휴가철에 유기견수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휴가를 가서 반려동물을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시골 인심이 좋아 키워줄 것이란 기대 심리와 여름철이니 얼어 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복합적인 이유로 휴가철에 유기동물의 수가 급증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기견 수가 2003년 1만 7천여마리에서 꾸준히 증가하여 2011년에 5만여 마리로 증가하였고 2015년에는 6만 마리에 육박하게 됐습니다. 10년 사이에 약 3배가 증가한 것입니다. 이렇게 유기견이 증가한 이유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애견 인구가 증가한 것입니다. 2013년 애견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나쁜 견주’도 함께 증가한 이유입니다.


드디어 고양이가 입성을 했습니다. 순하고 얌전한데다 가냘프게 내는 ‘야옹!’소리도 거실에선 잘 들리지 않습니다. 새끼 때부터 키워서인지 무엇보다 사람을 잘 따릅니다. 고양이를 싫어하며 제일 크게 반대하던 남편이 아들 방을 수시로 방문하며 고양이를 쓰다듬기에 바쁩니다. 그러면 예뻐하는 것을 아는 고양이는, 방바닥에 벌렁 누우며 고마움의 애교로 화답합니다.


  바쁘다며 거의 컴퓨터 앞에 있어서 눈 맞추기도 힘든 아들은 지극정성으로 고양이 시중을 들며, 틈만 나면 고양이를 안고 뽀뽀 세례까지 퍼붓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에 갔다가 고양이가 울면서 찾는 소리에 마음 편히 볼일도 못보고 서둘러 달려갑니다. 서운한 마음에 관심을 끌어보려고 아들에게 무리하게 ‘난 니꺼야 데려가’ 멘트를 날렸다가, 어이없어 하는 웃음과 맞닥뜨렸습니다. 결혼 안 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며 독신으로 살겠다는 아들의 말을 그동안 건성으로 들어왔는데, 현실감과 함께 걱정이 쌓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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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07 [15:3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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