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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할머니와 담배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7/03/21 [14:25]

 

▲ 하 송 시인

학년 초를 맞이하여, 학교에서 학부모를 초대하여 교육과정 설명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저에게도 학부모 대상으로 특강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성교육·가정폭력예방·자살예방 등의 교육을 했는데, 무엇보다 가장 열정을 쏟아서 열변을 토한 것은 흡연예방교육이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슴 저린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 누구보다 예뻐하며 사랑으로 길러주신 할머니께서, 중학교 때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힘든 사춘기를 겪으며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와 빨리 이별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바로 흡연이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시골집에 다니러 가셔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인기척이 없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이 찾아가서,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를 발견한 것입니다.


할머니의 기일을 맞이하여 온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할머니의 정이 많은 성격과 생존해 계실 때의 훈훈한 일화 등을 말씀하시며 아버지께서는 눈가가 촉촉해지시곤 합니다. 할머니를 기억하는 손자들과는 달리, 증손자들은 한 번도 뵌 적이 없기에 공감이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착한 증손자들 역시 경건하게 증조할머니에 대한 말씀을 경청합니다.


할머니께서는 환갑을 갓 넘기시고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한 번도 말씀하지 않으시지만, 할머니께서는 생존해 계실 때 담배를 많이 피우셨습니다. 어린 시절에 밤마다 동네 할머니들이 모두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데 그 한 가운데에 큰 손녀인 제가 있었습니다. 담배가 본인은 물론 어린 손녀에게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지 모르시는 할머니 손에는 항상 담배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정부는 2015년 1월 흡연율을 낮추겠다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했습니다. 담뱃값을 인상해서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무색하게 잠시 주춤하던 흡연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 현실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커집니다.


오늘날 흡연은 암을 발생시키는 가장 주요한 범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통계상으로 암으로 사망한 이들 3명 중 1명은 흡연자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흡연은 방광암·췌장암·인후암·후두암·자궁경부암·식도암 등 각종 암의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흡연은 그 무엇보다 자신을 암의 위험에 내던지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 꼭 하나를 해야 한다면 바로 ‘금연’인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양도 암 발생에 큰 역할을 합니다. 폐암의 경우 흡연자가 비 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은 약 4배정도 더 높지만, 하루 1갑 이상 피우는 흡연자는 그 확률이 11배 늘어나며, 하루 2갑 이상 피우는 헤비 스모커(heavy smoker)는 그 확률이 무려 22배로 훌쩍 뜁니다.


또한 흡연을 한 기간이 길수록 암 발생 위험이 높은데, 그중에서도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경우가 암에 더 잘 걸립니다.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흡연자들이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4배 이상 높으며, 비 흡연자와 비교했을 때는 무려 110배정도 높습니다.


남동생 세 명중에서 한 명은 금연을 했지만, 아직도 두 명이 흡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희망적인 사실은 금연을 하면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흡연 시간에 비례해서 암 발생 위험이 올라갔던 것처럼 금연 기간이 길수록 반비례해서 암의 발생 위험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10년간 금연한 경우 폐암의 발생 빈도는 50%가량 줄어들며, 20년간 금연을 할 경우 폐암의 발생 빈도는 비 흡연자와 비슷할 정도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담배를 끊지 않고 그저 담배 양을 줄이는 것은 암 발생률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를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금연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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