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조달청이 지역의 우수한 벤처·창업기업 제품을 조달청 ‘벤처 나라’에 등록해 울산 기업들이 공공조달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달청이 이들 기업을 위해 개설한 '벤처나라'는 기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거래가 어려운 창업기업들의 신기술, 융합·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공공기관과 거래할 수 있도록 구축한 플랫폼이다. 이를 통하면 높은 기술력으로 우수한 제품을 개발한 창업·벤처기업들은 납품 실적이 없어도 최대 5년 간 벤처나라를 통해 최소 2만여 공공기관에 자사의 제품을 홍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국가기관이나 공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려면 반드시 ‘나라 장터’에 등록돼야 한다. 그런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업계에선 이 쇼핑 몰에 등록되는 것을 두고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 3만 3천개 벤처기업들은 이에 등록되는 게 ‘꿈’이다. 그만큼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고 제품심사가 까다롭다. 이렇게 등록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창업기업들이 심사를 통과하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다 보니 이 쇼핑 몰 등록은 창업기업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입 장벽’이란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따라 추천기관을 늘리게 됐으며 조달청, 미래부, 산자부, 중소기업청, 창조경제혁신 센터 등 유관기관의 추천을 받으면 등록이 가능하다. 또 최근 지자체도 추천대상에 포함시켰다. 지난 8일 많은 벤처 기업이 포진하고 있는 대전시가 이에 포함됐고 이번에 울산시가 조달청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울산보다 벤처기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몇 몇 광역시를 제치고 울산시가 이런 협약을 체결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현재 개통된 벤처나라에는 80여개 업체, 200여개 제품이 등록돼 있다. 따라서 쇼핑몰에 이름만 올린다고해서 벤처기업들이 금방 ‘날개’를 다는 건 아니다. 벤처기업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해 우수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와 동시 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때까지 조달청이 이들을 보살펴 줘야 한다. 공공기관 납품은 조달청의 평가가 최종 결정 라인이다. 지자체가 지방 벤처기업들을 추천하면 이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달청이 이런 창업기업들에 직접 힘을 실어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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