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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유목
 
황병숙 시인   기사입력  2017/03/28 [13:47]

  

바람은 바다를 건너
봄을 몰고 거슬러 오른다
고삐에 꿰인 봄을
어디에 방목하려는 것일까
오래전 바람이 익힌 유목에
아름다운 봄날도 수정되고 있다

 

바람에 날아가 붙잡을 수 없는 것들
사람의 마음도 이동경로가 있다

 

바람의 더듬이 끝에 움트는 연둣빛 새싹
하늘 가득 진을 치고 봄을 부른다

 

바람이 지나간 강변 자리마다 개나리 빛이다
분명 바람의 짓

 

오래된 이동의 습관에
사막의 하늘이 이곳까지 날아오고

 

봄은 황사로 길을 연다
도시의 하늘에 제일 먼저 집을 짓는
떼를 지어 달려오는 바람의 발굽 소리가 들린다

 


  

▲ 황병숙 시인    

봄이 오고 있다. 첫사랑이 노랗게 단물 들던 봄날이 오고 있다. 손이 큰바람이 스치는 곳마다 꽃들의 심장을 두드린다. 더듬이가 잘린 개미처럼 첫사랑 주변을 맴돌던 열여덟 봄이 다시 오고 있다. 바다를 거슬러 온 바람은 봄을 고삐에 꿰어 어디에 방목하려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봄을 기다리는 가슴에 먼저 개나리 빛으로 찾아온다. 첫 꽃송이를 터뜨리는 목련 나무처럼, 사정없이 나를 끌어당기는 바람의 유목에 나는 부드럽게 흘러내린다. 수없이 꽃이 피고 그리움이 열리는 봄, 연분홍 복사꽃 첫사랑 같은 봄을 기쁨으로 맞이한다. 황사로 길을 여는 봄, 도시의 하늘에 제일 먼저 집을 짓는 떼를 지어 달려오는 바람의 발굽 소리를 듣는다. 봄을 맞이하는 모든 이의 가슴에 노란 봄 온도가 포근하게 다가서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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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28 [13:4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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