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담채화
 
한영채 시인   기사입력  2017/03/29 [13:47]

 

거실 구석 대바구니에 담긴
퇴직 날 받은 안개꽃
지나 온 시간이 안개처럼 모인, 그
일생이 통째로 담겨 있다


멈춘 시간으로 거실을 차지한 후
물기 사라진지 오래,
고개 숙인 쪽잠이
가물거리며 왔다 간다


꽃잎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사람들
햇살 내린 곳마다 입술이 마르고
꽃잎 사이 잔주름이 가득히


바스락 앉았다가
지구 별에서 꽃 피운 삼십 년
숨찬 시간들이 일어나는
햇살 팽팽한 오후

 


  

▲ 한영채 시인    

한 계절이 가고 다시 새봄이 왔다. 퇴직 전부터 남편은 퇴직을 하면 뭘 할까 막연히 고민도 해 보지만 뚜렷한 길은 보이지 않는다. 퇴직 날 받은 꽃바구니 물기 마르기도 전, 삶이 무료하다. 자유가 있으나 자유롭지 않다. 햇살 맑은 날 거실에 앉아 잠깐 쪽잠이 왔다간  사이 그가 걸었던 삼십 년이 담채화처럼 다녀간다. 올해도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 소식이 여기저기 들려온다. 목련은 피고 새는 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03/29 [13:47]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