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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회>상여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7/04/23 [15:42]

상두꾼들이 나를 떠메면 노동의 의무를 벗어버린 신발은
새털처럼 가벼이 허공을 둥실 떠간다
노을이 지는 언덕을

 

만가挽歌는 점점이 행렬을 이루어 가고
나는 천상을 나는
한 마리 새가 된다

 

세상은 어두워져 상두꾼들이 뻐근한 어깨를 내려놓으면
조문객들은
다시 두 다리의 수고를 빌어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
만장을 펄럭이면서

 

 


 

 

 

매장 일변도에서 화장, 수목장 등 장례문화가 바뀌어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상여소리는 갈수록 희소한 문화가 되었다. 상여소리는 앞소리꾼이 메기고, 상여꾼들이 뒷소리를 받는다. 앞소리꾼의 필수 조건은 '음악성과 방대한 사설'이다. 상여소리는 출상날에는 상여를 메고 출발하기 전에 부르는 ‘오장 소리’, 평지를 천천히 가면서 부르는 ‘관암보살’과 ‘나무아미타불 소리’, 보통 걸음으로 가면서 부르는 ‘어이가리’와 ‘어하넘차 소리’, 좁은 다리를 건너면서 하는 ‘너화널 소리’, 마지막 상여를 내려놓으면서 하는 ‘관암보살 소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여소리는 정든 이웃을 떠나보내는 무상의 노래이며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알려주는 진리의 노래다. 장례문화가 바뀌어가는 현실에서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거부하며 살 수 없는 우리의 삶이다. 삶이 답답하고 한바탕 울고 싶을 때, 돌아가신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 한번쯤 상여소리를 음미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슬픈 듯 슬프지 않는 소리, 슬프지 않은 듯 슬픈 소리. 그 상여소리를 한번쯤 듣고 저 세상으로 갈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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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3 [15:4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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