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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이웃을 곁에 두자.
 
김은수 울산여성의 전화 상임이사   기사입력  2017/05/28 [14:28]
▲ 김은수 울산여성의 전화 상임이사    

 우리 곁에 이웃이 있나요? 묻고 싶다. 급할 때 떨어져 사는 가족보다, 한 지붕 밑에 사는 이웃이 더 의지가 되던 때가 엊그제 말이 되고 있다.
어린 시절 가족의 생일조차 동네잔치를 벌이는 때가 있었다. 시골 할머니 댁에 잠시 살던 나에겐 떡 돌리는 심부름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할머니께 졸라대듯 언제 또 떡 하느냐고 묻곤 하였다. 떡 심부름 가면 어르신들의 칭찬이, 어린아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였다. 다음날 길에서 뵙게 되면 반가움에 쫓아가 더 신나게 인사드린다. 어르신은 어제의 맛있게 먹은 떡 얘기와 함께 엉덩이 두드리며 사탕 두 알을 손에 쥐어 주시던,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주는 그 마음이 뿌듯함을 가르쳐 주셨다.


가부장제 사회에서의 집안의 어른은 남성이었다. 즉 그 집안의 가장이었다. 평범한 집안마저도 가장의 생일은 명절 다음으로 집안의 최고의 잔칫날이었다. 가장의 권력을 인정해 주는 행사였다. 남 여 구분은 불공평했지만, 어르신의 건강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자리가 되는 자리이다. 또한 그만큼 귀하고 좋은 날에 이웃을 초대하는 새벽 아침 파티를 여는 풍습이었다.
현실은 뻣뻣하게 고개만으로 인사해도 감사하는 시대이다. 우리의 이웃은 있는가라고 되물어본다. 앞집, 윗집조차 안면식도 없이 그저 불편함을 주어질 땐, 영락없이 불끈 화부터 올라 와 우리의 이웃은 없다. 앞집, 뒷집, 윗집이 존재 할 뿐이다.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관계란 우리의 자신을 보는 문이라 한다. 우리는 그 관계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또한 나의 사생활을 중요시하다보니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여유조차 없다. 다만 치열하게 전투 준비하여 나아가기 위해 사회에서, 가정에서 긴장의 연속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텅 빈 공간이 되어야 다른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로스 박사는 강조한다. 하지만 문이 닫혀 누구도 기웃거릴 틈도 없이 단지 개인적 생활에 익숙해져만 가고 있다. 이웃과 함께한 삶이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공동체란 용어로 이론화 될 만큼 책에서 배워야 하는 시대이다.


자연스럽게 흐름의 관계에는 마음에 공간이 있다. 함께 가는 길이 힘들어도, 어려워도, 무거워도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머리에 한가득 이고 지고 이야기 나누며 걸었다. 그러다보면 어느 사이 목적지에 도착하듯, 함께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과거엔 동네마다 한 둘씩은 젖동냥으로 길러낸 아이가 있다. 그렇듯 이웃과 불화가 있어도 궂은 일 좋은 일에는 같이 하는 공동체적 삶이였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현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원만한 관계에 있다고 본다. 받아들임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개인주의적 삶에 익숙한 현실 속에서, 인내가 익숙지 않다. 또한 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또한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인내는 끊임없이 근육처럼 단련되어야 한다는 철학자들은 말한다. 이런 어려운 과제들이 함께 부딪치며 깨닫고 무뎌지듯 회귀적인 과거의 공동체만이 대안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어가며 모든 관계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관계지만 나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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