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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지나가도 스승이 있다는데
 
김용진 화암초 교사   기사입력  2017/05/28 [14:29]
▲ 김용진 화암초 교사    

 며칠 전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 행사가 있었다.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저학년을 맡게 되어 정말이지 ‘떨리는’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고학년 학부모와 달리 어린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공부하는지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가득한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 오셨다. 학급 아동수의 70% 이상의 학부모님들이 교실 뒤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과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고 가셨다. 해마다 공개수업을 하고난 뒤에는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모여 수업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하였고, 어떤 수업자료가 교수학습활동에 효과적이었는지 등 수업에 관련된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떤 연수활동보다도 더 알찬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면 어느새 함께 생활하고 있는 반 아이들이 그새 부쩍 자랐음을 느끼게 되는 소중한 시간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올해는 공개 수업 당일에 출장이 있어서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웠다. 아마도 이번에 못 나눈 수업 이야기는 2학기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으로 기회를 미뤄야 할 것 같다. 25년 동안 교단에서 나름 알차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도 동료 교사들과 이렇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 속에서 깨닫게 된 가르침들이 큰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세상 살면서 바로 가까이에 있는 동료들이나 이웃들로부터 부족한 스스로의 그릇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큰 복이 아닌가 싶다.


공자님의 가르침 중에서 일상에서의 배움에 대한 자세를 일깨워 주는 글귀가 있다. “삼인행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고, 그 중에 선한 자를 가려서 따르고, 선하지 못한 자를 가려서 자신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는 이 말이 사람들이 몸담고 있는 어떤 집단이나 모임에서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겠지만, 특히나 교단에서는 더욱 더 깊이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식에 둔해서인지 아니면 심보가 꼬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울산교육청의 모습은 공자님의 깊은 가르침은 고사하고, 옛 고사성어의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교육청 공문시스템을 통해 그동안 학교 현장으로 수도 없이 내려 보낸 “청렴”이며 결과 중심의 보여주기식 교육 정책들에 대해서는 오롯이 전임 교육감 개인의 탓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인지, 교육감의 구속으로 인한 울산교육계의 부끄러운 실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언반구도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슬며시 지나가고 있다. 학교며 교육계는 같은 식구이니 함께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주권자인 울산 시민들에게는 “대시민 사과 성명”이라도 발표해야 그나마 “양심이라도 있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싶다. 이러다 울산시민들로부터 정말 염치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집단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될까 걱정스럽다.


게다가 얼마 전 교육공무원 인사기준을 변경하겠다면서 내세우고 있는 개정안을 보면 더더욱 황당스럽다. 특히 그동안 중등의 학교장에게만 있어 왔던 학교장의 전보요청 권한을 일선 초등학교의 결재권자인 학교장에게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초·중등 학교장 모두로부터 일방적으로 교육감의 권한으로 회수해 가려는 뒷걸음질까지 치려고 하고 있다. 새로이 들어선 정부에서는 교육 자치를 지금보다 한층 더 강화하려고 하는데, 울산교육청은 일선 학교장의 인사권마저도 빼앗아가려는 듯 한 속 좁은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임 교육감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 교육현장에서 땀 흘리는 모든 이들과 소통하고 협력하여 울산교육의 발전을 위해 달려가도 모자랄 판인데,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성하여 교육청의 권한만 더욱 비대하게 하려는 것은 아닌지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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