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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마음껏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7/06/20 [15:07]

 

▲  하 송 시인

학교 강당 뒤편에 서있는 보리수나무에 빨간 보리수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맛이 궁금해서 한 개를 따서 입에 넣는 순간, 1학년 여자아이 둘이 손을 잡고 나타났습니다. 같은 학교 울타리인데 교실을 떠나서 우연히 마주치자 반가웠습니다. 보리수를 따먹으러 왔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뜻밖의 만남에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빨갛게 익은 보리수 열매를 아이들 작은 손에 가득 따주며 먹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 새 다 먹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개씩을 따서 내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얼떨결에 아이들이 주는 것을 받아먹었는데 무척 달콤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해서 아이들 손에 가득씩 따주자, 예의바른 아이들은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를 잊지 않으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실내로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자가 왔습니다. 국민안전처가 보낸 긴급재난문자였습니다. 국민안전처는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오늘 11시 폭염주의보 발령, 노약자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섭취, 물놀이 안전 등에 유의하세요."라고 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집니다. 기상청은 태백산맥 서쪽 지역 기온이 33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오전 11시부터 폭염 주의보를 발효한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확인해보니,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짐에 따라 주의를 당부하는 긴급재난문자였습니다. 인터넷에는 ‘긴급재난문자 '깜놀'...대체 무슨 일이길래?’라며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있었습니다. 또한 친절한 네티즌은 긴급재난문자 설정 방법을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담당교사가 정해져있어서 의무적으로 긴급재난문자를 받도록 되어있습니다. 급하게 모든 담임선생님들에게 학생들이 야외활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달라는 메신저 쪽지를 보냈습니다.


사실은 아이들이 마음 놓고 야외활동을 한지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자 개학을 해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 선생님과 신나는 새 학년을 지내려는 아이들은 신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가 거의 날마다 방문하는 바람에 그동안 마음껏 야외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봄이 지나고 날씨가 뜨거워지면서 다행히 미세먼지와 황사가 주춤해졌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좀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 이제 오존과 폭염이 찾아온 것입니다.


한참 활발한 활력으로 밖으로 나가서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실내에 가둬놓고 지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강당 시설이 갖춰져있어서 실내에서 체육 수업과 함께 가벼운 운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강당 시설이 없거나 혹시 있더라도 학생들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인 학교가 많은 현실에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예전에 비해서 갈수록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오염은 기상에 다양하고 복잡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대기 오염 물질은 산성비를 유발합니다. 그리고 오존층을 파괴하는 오염 물질은 인간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특정 생물종의 멸종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인위적인 오염이 기후 변화를 일으켜 전 지구 규모의 기상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로 배출된 기체와 같은 자연적인 오염 물질도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학자와 환경론자 그리고 기후학자들은 인간의 오염 행위가 그 어떤 자연적인 오염보다도 크고 부정적인 영향을 기상과 우리의 건강에 미칠 것이라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실외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밝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갈수록 큰 욕심이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당연하게 누렸던 일인데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당장 내 앞에 큰 감을 놓으려는 욕심을 조금씩 비우면서 좀 더 멀리 아이들과 후손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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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0 [15:07]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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