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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권리조례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김용진 명덕초등학교 교사   기사입력  2017/06/27 [15:16]

 

▲ 김용진 명덕초등학교 교사    

교단에 선 지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바뀌고도 남을 만큼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의 책걸상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과 교재 및 교구 등의 변화와 함께 관련 제도들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적인 많은 변화가 이어질 것이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살펴보아도 학창시절의 무겁고 딱딱하였던 2인용 책걸상이 오래 전부터 학생 개인별 1인용 책걸상으로 교체가 되었고, 학교 운영 등에 대한 지원시스템도 많이 현대화된 상태이다. 외부적인 물적 자원은 시대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다양하고 현대화되어 가고 있는데, 학교를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 또는 학교 구성원들 간의 생각의 세계는 그 변화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겨워할 때가 자주 일어난다.


지난 주 22일에 무척이나 보기 드문 기자회견이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있었다.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의 기자회견은 대부분 교육청 관계자나 교육관련 시민단체 또는 교원단체에서 진행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는데, 22일의 기자회견 장면을 담은 사진 속의 주인공들은 깔끔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얼마 전까지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울산우신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이었다. 교사들의 과도한 언어 및 물리적 폭력으로부터 “우신고등학교를 도와주세요”라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사태가 사태의 수습을 원하는 학생들의 기자회견으로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그 사이 시교육청의 진상조사와 해당 학교장의 사과와 재단의 징계위원회 개최에 따른 일부 교사 징계가 있었고,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도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식 문제제기를 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들만 보아도 우신고등학교는 ‘입시명문’라는 이름을 위해 70~80년대 시절 고등학교에서 ‘교련’에 군사훈련을 빙자하여 각종 체벌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만큼 과도한 체벌과 폭력이 자행되었던 것 같다. 심지어는 학생들의 성적 수치심을 갖게 만들만큼의 체벌까지 있었다는 소문까지 항간에 떠돌고 있다고 한다.


결국 민주화된 정권이 들어서기 전의 억압적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던 ‘교육활동’또는 ‘학생선도’라는 미명으로 진행된 학생체벌이 시대의 흐름과 학생, 학부모와 사회의 인권에 대한 인식발달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 있거나 머물고만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사태를 발단으로 시교육청에서는 학생권리를 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와 함께 각급 학교의 생활부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생인권에 대한 연수와 함께 전 학교에 대한 교직원 연수를 실시하도록 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할 우신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고 있는가 하면, 학생 인권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와 각종 의견 수렴 등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감감무소식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시교육청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시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해당 조례에 대한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학생, 학부모와 교사들의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시교육청에서 책임있는 모습으로 추진하는 것이 그나마 얼룩진 학생인권에 대한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책임있는 자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학생에 대한 권리 보장이 일부 학생들의 탈선과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시선도 있음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시교육청의 주도적이고 책임있는 자세야말로 이번 사태에 대한 문제해결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미 타 시도 교육청에서는 선도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권리를 조례로 제정하여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교참여 활동과 학생회의 자치활동 보장을 통해, 민주사회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더더욱 시교육청의 앞서가는 책임행정과 부교육감의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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