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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일기
 
한영채 시인   기사입력  2017/06/27 [15:16]

  

거문고 울자 황룡사 석탑 따라 운다

박대성 화백의 갤러리,

현향玄香과 만월,

불국사 설국이 화산으로 분출한다

 

고요히 가벼운 육신 봉우리

낙수는 어찌 금강석 뚫었을까

참나무 숯,

순간 숲이었다가 조리개 열어

순한 빛 할아버지를 만나는 새벽길 연다

 

원경으로 가파른 콧등바위

능선을 넘는 흰 두루마기 입은 아버지,

수년 째 조문을 읽으신다

 

목젖을 넘던 울음이

골짜기를 타고바람에

어스름 새벽 현을 켠다

 

등줄기에서

일만 이천 봉 낙수물 소리

우레처럼 들린다

 

박 화백의수묵 청솔가지들

수직으로 쏟아져 청음이 된다

 

흑백낙관엔 번개 뿌리가 터지고,

내 안 고요의 알갱이들이 수런거린다

  


  

▲ 한영채 시인    

박대성 화백의 전시 현향 앞에서 내 안의 고요 알갱이들이 수런거리기 시작한다저 멀리 흰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단석산 콧등바위를 오르는 아버지,언덕을 오르는흰 개미같다, 검은 묵향이 수직으로 내리는 폭포아래 아버지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 쉼이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삼 년을 그 멀고 가파르던 산소를 향해 새벽을 오르시던 아버지, 제사 때마다 눈물을 훔치시던 아버지, 콧등처럼높다는 바위산을 오르시던 아버지 기억이 현향의 중심에 있다. 가정이 해체되는 이 시대 가정의 중심은 누구인가 새벽마다 먹을 갈았던 묵향은 아버지로부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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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7 [15:1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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